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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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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머리카락 1만 개 3~4시간 만에 옮겨 심어 생착률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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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모발 이식 성공 전략
탈모는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중증으로 악화하기 쉽다. 이마 선이 뒤로 후퇴하고 정수리가 휑해 보인다. 이런 남성형 탈모 환자에게 모발 이식은 희망이다. 요즘에는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1만 모 이상 심는 게 가능해졌다. 대량 모발 이식은 모발을 많이 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철저한 수술 전후 관리와 빠른 수술 속도가 요구된다. 대량 모발 이식 특화 의료기관인 노블라인의원 백현욱 원장의 도움말로 성공적인 대량 모발 이식법을 알아봤다.

남성형 탈모 환자는 주로 20·30대부터 머리카락이 점차 가늘어지며 빠지기 시작한다. 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가 뒤쪽으로 밀리면서 이마 선이 M자가 된다. 머리 중심부의 머리카락도 힘을 잃고 서서히 빠진다. 탈모가 진행되더라도 목덜미와 가까운 머리 뒤쪽 모발은 튼튼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뒤쪽 모발은 탈모의 원인 중 하나인 남성호르몬에 덜 반응한다.

모발 이식은 머리 뒷부분의 자가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심는 치료법이다. 예전에는 한번에 4000모 이상 이식하는 게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7000~1만 모까지 할 수 있다. 백현욱 원장은 “M자 탈모가 있고 정수리 모발의 밀도가 많이 떨어진 환자는 대량 모발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며 “모낭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모발을 아끼면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백현욱 원장은 ’두상과 뒤쪽 모발 밀도를 고려해 모낭을 배치해야 이식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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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아끼면서 효과 최대화에 초점



이식술 전에는 환자의 두피와 모발 상태, 탈모 진행 정도를 꼼꼼히 살핀다. 탈모 부위가 넓어 뒤쪽 모발만으로 부족하면 턱수염 같은 체모를 이용한다. 탈모 진행이 빠른 환자는 약물치료를 먼저 해 두피·모발 상태가 안정된 후 이식술을 진행한다. 그런 다음 환자의 취향과 모발 상태에 맞춰 모낭 배치 계획을 세운다.

머리카락을 모두 뒤로 빗어 넘기는 올백 머리를 원하면 모낭을 앞쪽에 많이 심고, 가르마를 탄다면 가르마 쪽에 모낭을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백 원장은 “탈모 부위 전체에 같은 밀도로 모낭을 심으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뒤쪽 모발의 밀도, 두상,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두루 고려해 이식 계획을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발 이식 과정은 모낭 채취 단계와 이식 단계로 나뉜다. 모낭 채취는 비절개식 방법을 많이 선호한다. 바늘로 지름 1㎜ 이하 크기로 두피를 도려낸 후 모낭을 분리하는 방법이다. 두피를 긴 사각(가로 10~15㎝, 세로 1.5㎝) 형태로 떼어내는 절개식 채취법은 긴 흉터가 남지만 비절개식은 작은 바늘구멍만 남고 통증이 적다.

모낭 채취가 끝나면 모낭 배치 계획에 따라 하나씩 심는다. 채취한 모낭은 최대한 빨리 이식해야 생착률(이식한 모발이 건강하게 자라는 비율)이 높다. 백 원장은 “생착률은 모발 이식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대량 모발 이식을 할 때는 수술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 시간 크게 줄인 ‘린 모발 이식’


대부분의 탈모클리닉은 7500모 이상 심는 대량 모발 이식술을 하는 데 7~12시간이 걸린다. 이틀에 걸쳐 진행하기도 한다. 노블라인의원은 ‘린 모발 이식’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에 3~4시간 내에 수술을 끝낸다. 7~8명의 의료진이 철저히 분업하고 동선을 최대한 줄여 작업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다.

이 시스템은 백 원장이 연구개발한 것이다.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20여 명의 엔지니어가 동시에 투입돼 2~3초 만에 타이어 4개를 교체하는 장면에서 착안했다. 린 모발 이식 시스템은 지난달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학술대회에서 소개돼 호응을 얻었다. 백 원장은 “수술 시간을 3~4시간으로 줄이면 마취 시간이 짧아져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발 이식의 치료 효과는 ‘토털뷰’로 검증한다. 모발 이식술을 받은 환자의 이마 선과 전면부, 중앙, 앞·뒤·옆쪽 등 두피 전체를 일정한 방법으로 빗질하면서 그 과정을 고화질 영상으로 찍는다. 이식 후 모발의 밀도를 왜곡 없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툴이다. 모발 이식을 고려 중인 탈모 환자는 영상을 보고 미리 효과를 가늠할 수 있고 수술한 환자는 치료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모발 이식을 받은 환자는 회복 기간이 길어지는 것을 걱정한다. 대량 모발 이식은 삭발한 상태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곧바로 직장에 복귀하기 힘들다. 대부분 모발 상태가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가발을 쓴다. 이때 모발 이식 환자를 위한 맞춤 가발을 착용하면 환자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진다. 노블라인의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발 전문가가 병원에 상주한다. 백 원장은 “수술 환자는 일반 가발을 쓰면 많이 불편해한다”며 “맞춤 가발은 이식 부위에 해가 가지 않고 쓰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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