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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고문 수사·성폭력 진상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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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민군 참여 ‘오월 민주여성회’…상담신고센터 개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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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들이 계엄군에 의한 고문 수사와 성폭력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정부로부터 5·18 유공자로 인정받은 여성 피해자는 258명에 이른다.

5·18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한 여성들의 모임인 ‘오월 민주여성회’ 등은 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들에 대한 고문수사와 성폭력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5·18 때 계엄군에 연행된 여성들은 최근 잇따라 고문과 성폭력 등을 증언하고 있다. 5·18 당시 가두방송을 했던 차명순씨(58)는 지난 4월30일 보안대에 연행돼 고문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가해자들의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차씨의 폭로 이후 성폭력 증언도 이어졌다.

차씨처럼 방송 활동을 했던 여성 2명은 “계엄군에 끌려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5·18 당시 여고생이었던 여성이 계엄군에게 집단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이었던 지난달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에서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를 언급하며 “짓밟힌 여성들의 삶을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다”며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 방침을 밝혔다.

오월 여성회는 “5·18 당시 여성들은 대자보와 성명서 등을 작성해 광주의 학살을 알렸고, 가두방송과 헌혈을 하고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는 등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면서 “그동안 가려졌던 성폭력과 고문수사에 치가 떨리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에 의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된 여성은 258명이다. 이 중 55명이 계엄군에 연행됐거나 구금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1989년 국회청문회 당시 성고문과 성폭력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지만 국가와 정치권은 문제를 외면했다”면서 “정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하고 피해 여성에 대한 치유와 지원, 안전 보장을 위한 지원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오월 여성회 등은 조만간 고문과 성폭력 등을 신고할 수 있는 ‘상담신고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또 5·18에 참여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피해 상황 수집에도 나선다. 이윤정 오월 민주여성회 회장은 “인정받은 유공자보다 훨씬 더 많은 여성들이 항쟁에 참여했지만 이를 숨기고 숨어버린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찾아내 여성들의 피해 사례 등을 수집하고 정부의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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