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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여기도 저기도 몰카…몰카포비아 언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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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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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몰카 혐의로 검거된 한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몰카 사진만 6000장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몰카 범죄는 급증하는 추세로, 여성들은 몰카에 대비 송곳을 휴대하는 등 이른바 몰카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24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서울 등 전국을 다니며 불특정 다수의 여성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범죄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준비 중이다.

또 가수 문문(31)이 과거 ‘몰카’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드러났다. 문문은 이 혐의로 현재 집행유예 기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매체에 따르면 문문은 지난 2016년 8월 서울 강남의 한 공용 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처벌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려 한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이 남성은 4월 10일 오후 10시10분께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서 있던 여성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성폭력범죄에서 이 같은 몰카 범죄는 꾸준히 증가추세다. 2007년에는 3.9%(564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24.1%(6735건) △2015년 24.9%(7730건) △2016년 17.9%(5249건)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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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압수된 각종 몰래카메라.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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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몰카 범죄 수법은 날로 다양화하고 있다. 넥타이, 볼펜, 물병, 탁상시계, 안경, 벨트 등 수도 없이 많은 초소형 위장카메라가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들은 이른바 ‘몰카찌르개’를 가지고 다닐 정도다. 몰카찌르개란 일종의 송곳이다. 이것으로 여성들이 여성 화장실 출입 시 발생할 수 있는 몰카 상황에 대비, 렌즈를 발견하면 이 렌즈를 송곳으로 손상해 범죄 노출로부터 피한다.

또 이뿐만 아니라 매니큐어나 일명 ‘빠데’라 불리는 가정용 충진재를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여성들은 이것을 이용, 화장실 구멍에 바른다. 또 실리콘이나 휴지를 이용해 구멍을 막는 방법도 인터넷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몰카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나 불안함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각급 법원에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로 기소된 몰카 범죄 중 72.0%는 1심에서 벌금형(1심 기준)을 받았다. 이 가운데 징역형은 5.3%에 불과했다. 또 지난 6년간 검거된 피의자 21447명 중 구속된 사람은 542명(2%)에 불과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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