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3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관련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 집중감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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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17분에는 4번 갱도(서쪽)와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구어 벼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이 폭파됐다. 곧이어 오후 2시 45분에는 생활건물 등 5개 건물이 폭파됐고, 오후 4시 2분에는 3번 갱도(남쪽)와 관측소가 폭파됐다. 오후 4시17분 남은 2개동 막사(군 건물)를 폭파하는 것으로 폐기 행사는 마무리됐다.
기자단은 3번 갱도 입구와 4번 갱도 입구 사이에 설치된 관측소에서 폭파 장면을 지켜봤다.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뒤 무너져 폐쇄됐으며, 이번에 1번 갱도도 폭파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특히 북한이 3번 갱도와 4번 갱도를 폐기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처음 풍계리 폐기 발표가 나왔을 때 북한이 이미 기능을 다 한 핵실험장을 닫으며 생색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1번 갱도는 이미 무너졌고, 2번 갱도도 6차 핵실험 이후 잇따른 여진으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 조짐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정부 수송기편으로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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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방침을 재차 확인하면서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폭파한 3·4번 갱도가 김정은이 언급한 ‘건재한 갱도’로 볼 수 있다. 정부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24일 NSC 상임위원회)라고 평가하는 것은 이를 통해 북한이 미래에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영국BBC 방송도 풍계리 폐기 속보를 전하면서 “지역 긴장 해소를 위한 중대한 걸음”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이는 핵 포기의 실질적 의미보단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 완성을 선언했으며, 추가적인 핵실험 없이도 핵무기 개량과 기술 고도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또 북한은 당초 한·미 전문가들도 초청하겠다고 했지만 이 약속은 어겼다. 폐기 전 갱도 내 사찰도 이뤄지지 않았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나름대로 비핵화 제스처를 보였다고 할 수 있지만, 3·4번 갱도까지 폭파한 것은 이미 핵을 완성해 더 이상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유지혜·윤성민 기자, 풍계리=공동취재단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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