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30 (일)

“비극은 전적으로 하마스 탓” 책임 떠넘기는 미국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보리 ‘조사 촉구’ 성명 채택도 반대…국제사회는 미국 비판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개관을 둘러싸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유혈 참사에 대해 미국은 자신들과 이스라엘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투명한 조사를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성명 채택도 가로막았다.

라지 샤 미 백악관 부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하마스는 의도적으로 이 같은 반응(항의 시위)을 유발했다”며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비극적 죽음의 책임은 전적으로 하마스에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다.

반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한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옹호했다. 샤 부대변인은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가 확실한데도 우리는 수십년간 그렇지 않은 척 살얼음판을 걸어왔다”며 “(대사관 이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건 타당하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유혈 사태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의 성명 채택도 미국이 반대해 좌절시켰다고 보도했다. AFP가 입수한 성명 초안에는 “유엔 안보리는 평화적 저항권을 행사하던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죽음에 분노와 슬픔을 느낀다.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국제사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실탄 사용은 자제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영국은 미국의 대사관 이전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도 이날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며 팔레스타인 주민의 평화시위를 허용하라고 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미국의 대사관 이전이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