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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부산 경성대, 졸업 선배 초청 ‘소통·공감’ 강의…‘사람책’ 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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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출판 등 경험담 나눠

학생들 “용기·자존감 회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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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에서 이뤄지는 만큼 강사를 ‘사람책’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2시 부산 남구 대연동 경성대학교 중앙도서관 콘텐츠코리아랩. 초청강사 2명이 재학생 57명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사람책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작은 행사가 열렸다. 강사는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학교 출신 선배였다. 도서관 측은 유명 강사보다는 학생 입장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도서관 측은 “공감도를 높이기 위해 작은 공간, 적은 인원,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강사를 택했다”고 말했다.

행사는 강사별로 40분의 강의와 20분의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정예림씨(29)는 자존감과 감사일기, 셀프출판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정씨는 생활 속에서 감사한 것을 기록한 100일간의 일기를 출간하면서 얻은 성취감을 경험담으로 들려줬다. 정씨는 “취업, 연애, 결혼 등 포기하는 게 너무 많아 ‘N포세대’로 불리는 후배들에게 사회에 먼저 나간 선배로서 힘과 용기를 주고 싶어 행사에 자원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셀프출판의 구체적 방법을 물었고 답변이 이어졌다.

의료기기 제작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안재규씨(26)가 두 번째 강사로 나섰다. 안씨는 학내외 장학제도 이용 방법과 1만원으로 해외여행하는방법, 창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학생들은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한 시간관리 비법을 물었다.

행사에 참석한 한 학생은 “재학 중인 선배로부터 듣는 경험담보다는 최근 졸업한 선배들에게 듣는 생생한 경험담이어서 유익했다”며 “자존감을 되찾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람책’ 행사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책’이 되어 소통하는 것으로 ‘사람도서관’이라고도 불린다. 2000년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선보인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지식과 경험, 가치관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경성대는 ‘사람책’ 행사를 확대하기로 하고 지식보다는 소통과 공감에 비중을 두는 행사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공감 속에서 변화가 이뤄진다는 판단에서다. 정규석 경성대 도서관장은 “거대 담론이나 질문할 것도 없는 완벽한 강의보다는 학생들을 진정 격려하고 위로하며 용기를 줄 수 있는 강의, 강사의 경험에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강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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