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5·18 성폭행 피해자들 중3, 고1…가해자 용기내 나타나 달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끌려가는 시민들. [5·18기념재단 제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8년 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미성년자들이 군인들에 의해 성폭행당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0년 이들의 피해 사례를 조사했던 김선미 전 5?18 재단 산하 진실조사위원회 간사는 15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가해자들이 용기 있게 나타나 달라”고 호소했다.

“중3, 고1, 고2의 피해자들…가족들은 알려지는 것 꺼려”
중앙일보

김선미 전 5·18재단 산하 진실조사위원회 간사는 15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만난 성폭행 피해자들 대부분이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80년 5월 성폭행이 일어난 이후 20년이 지나 피해자들을 만난 김씨는 “이런 사건들은 하루라도 빨리 진행되는 게 가장 좋다. 피해자들의 기억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할 때 조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가족들이 일단 알려지는 것을 굉장히 꺼렸다”고 전했다.

그가 만난 피해자들은 성폭행 피해를 입을 당시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고등학교 2학년, 22살의 일을 하고 있던 여성으로 주로 학생들이었다. 미성년자일 때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은 당시의 기억을 되새기는 게 힘들어 김씨가 찾아오는 것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중앙일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성의 진단서. [사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씨는 “피해자들은 있는데 가해자들은 없다”며 “피해자들이 정신분열, 조울증 질환을 앓고 계시기 때문에 어렴풋하게 가해자를 ‘군인 아저씨’라고 표현하지 누구라고 지칭하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가해자를 색출할 수도, 사과를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가해자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 등의 문제로 인해 처벌까지 이뤄지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김씨는 전했다.

“가해자들이 용기 내서 나타나 주길”
김씨는 “가해자들도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으로서 제2의, 제3의 피해자들”이라며 “아직 온전한 정신을 갖고 계신다면 그분들이 용기 내서 나타나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기억은 그곳에 멈춰 있다”며 “그분들이 온전한 삶을 영위하진 못하더라도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지켜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