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초부터 '경제 건설'을 기치로 내세우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이지만 이미 알려졌다시피 북한의 전력이나 도로 등 기반시설은 매우 낙후돼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를 넘어 영원한 비핵화라는 '더 큰 채찍'을 들고나온 미국이 그 대가로 북한의 인프라 구축과 번영을 언급하는 등 '더 큰 당근'도 들고나온 가운데, 과연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예상치 못한 솔직 발언이 국내외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우리 도로라는 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불편하십니다. 내가 오늘 내려와 봐서 아는데….]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열악한 북한의 도로 사정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평양을 제외하면, 지방 대도시에서조차 비포장도로가 많고, 포장된 구간도 노면이 고르지 못해 속도를 내기 힘듭니다.
실제로 북한의 도로 총 길이는 2만 6천여 Km로 우리나라의 1/4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그중 고속도로는 불과 774km로 우리나라의 1/6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산지가 많고 지하자원이 주요 수출품인 북한에서 철도는 도로보다 중요한 운송수단이지만 낙후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잘 관리되고 있는 평양-신의주 구간조차도 열차의 평균 속도는 시속 44km에 불과하고, 동부지역 철도는 대부분 시속 20km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오고 가는 열차가 각각 따로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복선화율'은 고작 3%에 그쳐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발전설비들의 노후화로 밤에는 깜깜하기만 한 북한의 위성사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기반시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가적으로 아무리 경제개발을 독려한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CVID', 완전한 비핵화보다 수위가 높은 'PVID' 영구적 비핵화를 요구하며 각종 인프라 구축이라든지 '남한 수준의 번영' 등을 언급한 배경도 이런 맥락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태 / 북한연구소장 : 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한을 개발시키는, 경제적으로 개발시킬 수 있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너희는 다른 꼼수를 쓰지 말고 비핵화에 실질적으로 아주 신뢰성 있게 나오라고 하는 어떤 강한 메시지가 아닌가, 저는 이렇게 판단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다만 1인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과 달리, 선거에 따라 정권이 바뀌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약속을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나 신뢰할는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직접 지원이 아닌 민간 기업의 투자 허용 방식이다 보니 강력한 정보 통제를 체제 유지 수단으로 삼고 있는 북한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도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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