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대 자살사망자 273명, 자살률 4.9명
"교육시스템 문제…오락가락 입시도 한몫"
서울 한강대교 '생명의 다리'에 새겨진 유명 인사들의 자살 예방 글귀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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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한재준 기자 = 우리 사회의 복지 시스템이 좋아지고 생활형편도 나아지면서 기성세대의 자살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그러나 10대의 자살은 사회 발전과 반대로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학교성적과 진학에 대한 부담을 짊어진 청소년 세대가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일찍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이들의 고민을 덜어 줄 방법을 우리 사회는 아직 찾지 못했다.
14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간한 '2018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6년 10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4.9명이었다. 직전 해인 2015년 4.2명보다 증가했다. 자살률은 2012년 5.1명, 2013년 4.9명에서 한때(2014년) 4.5명으로 떨어졌으나 다시 증가 추세다. 자살률이 증가한 연령대는 10대와 20대가 유일하다.
2011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감소추세다. 2016년에도 전년 대비 자살사망자 수가 줄었고 대부분 연령대에서 자살률이 감소했다.
10대 자살 동기는 학교 성적 문제(40.7%)가 가장 많았다. 가족 간의 갈등(22.1%)과 선후배·또래와의 갈등(8.3%)도 뒤를 이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6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학업 성적이 낮을수록 자살 생각을 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학업성적이 '하'라고 답한 청소년 중 17.5%가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중'과 '상'은 각각 11.7%, 10.6%로 집계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이유도 성적 문제가 가장 컸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16년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은 이유 중 성적 문제가 2013년에서 2016년 사이 항상 40%대를 유지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청소년의 자살 생각 주요 동기는 학교 성적과 가족 갈등"이라며 "이는 결국 교육 시스템과 청소년의 자살 동기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년층의 자살률이 감소한 이유로 우리사회의 돌봄체계 변화로 인한 노인들의 외로움 감소 등이 꼽히는데, 반면 학교 교육시스템은 별로 바뀐 것이 없다"며 "입시 체계가 바뀌거나 하면 청소년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센터장은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기 위해서는 반대로 예측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10년 이상은 같은 입시 제도를 유지해주는 게 정서적 안정에 좋다. 가족 갈등도 결국 성적과 연결되는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6년 전체 자살사망자 수는 1만3092명, 자살률은 25.9명이었다. 사망자는 2015년(1만3513명)보다 421명 줄어들었으며 자살률도 0.9명 감소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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