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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올해 對美 철강 쿼터 확정됐지만…일부업체 “합의된 내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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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국수출 가이드라인 나와

철강협회, 수출 승인 업무 개시

기본형·개방형 ‘투 트랙’ 전략

업체 “이미 소진”·“추가 협의 필요” 지적

협회 “수출 명단 요청했지만 받지 못해”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품목별·업체별 배분 기준이 확정됐다. 한국철강협회는 업계와 50여 차례의 품목별 협의를 거쳐 철강 쿼터 기본 운영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나 일부 업체의 경우 “합의된 내용이 아니다”고 일축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는 대미 수출 철강 제품의 품목별 쿼터(할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날부터 대미 철강 수출 승인 업무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철강 제품을 수출하고자 하는 업체는 반드시 협회의 수출승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또 수출 통관 시 승인서를 관세청에 기존 수출서류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일 대미 철강수출품목을 수출제한품목으로 지정해 수출 승인 업무를 철강 협회에 위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시행으로 올해 한국산 철강재의 수입을 지난 2015~2017년 평균 수입물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품목별 쿼터는 기본형과 개방형으로 구분된다. 기본형 쿼터는 2015∼2017년 대미 수출실적이 있는 업체에 적용되고, 개방형 쿼터는 나중에라도 수출할 수 있는 신규업체에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품목별 개방형 쿼터의 규모는 신규 수출업체의 진입 가능성 등 품목별 특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업계 합의를 통해 품목별로 다르게 설정했다. 예를 들어 신규 수출자 진입 가능성이 희박한 열연강판의 경우 개방형 쿼터 비중이 최소한(1%)으로 설정된 반면, 진입 가능성이 큰 일반강관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15%)으로 개방형 쿼터 비중을 뒀다는 게 협회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체들의 반응은 이해 관계에 따라 갈렸다. 대형 한 철강업체는 “협회에서는 업계와 합의한 내용이라고 밝혔지만 합의에 따른 것이 아니다. 아직 세부적인 논의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다.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체 중소 관계자는 “회의에 참가하지 않은 수출 업체도 다수 있다”며 “개방형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미 많은 업체가 올해 쿼터 물량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여서 쿼터 배분에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다른 한 대형업체는 “이미 이날부터 시행을 확정한 것으로 거스를 수 없는 조치로 안다”며 “협의한대로 잘 협조해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모든 수출 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합의를 이끌지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관세청으로부터 수출업체 명단을 요청했지만 영업 비밀이라 업체 동의없이 수출 내용을 전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연락을 다 하지는 못했다”며 “중소 수출업체의 경우 물량 배정이 안됐다”고 말했다. 다만 “개방형 쿼터를 둬 신규 및 소규모 수출업체들에게 물량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며 “아직 배정받지 못한 업체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배분 기준에 따라 쿼터가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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