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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한은 “북한경제, 폐쇄적이지 않다…본격 개방 땐 상당한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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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 변화 분석’ 보고서

총수요에 대한 수입 비중, 영국·프랑스와 비슷한 수준

무역 이익률, 제재로 하락세…경협 재개되면 큰 효과

경향신문

북한이 지난 20년간 대외개방을 통해 얻은 무역이익이 실질소득의 최대 4.5%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몇 년간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대외개방도와 무역이익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제재가 풀리고 대외적으로 경제가 본격 개방되면 북한이 얻게 될 경제적 이익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북한 경제의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 변화 분석’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 작성에는 정혁 서울대 교수, 최창용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최지영 한국은행 부연구위원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유엔·코트라(KOTRA)·국제통화기금(IMF) 등 세 기관의 북한 수출입 통계 등을 활용했다.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무역규모는 1996년 22억달러에서 2016년 기준 약 65억달러로 20년 새 3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지난 3~4년간 무역이익과 대외개방도는 하락세를 보였다. 1996~2016년 사이 북한의 무역이익은 실질소득의 3.6~4.5%를 차지했다. 1996년 실질소득의 2.7~3.8%에서 2008년을 전후해 4.0~6.8%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2016년 4.1~4.5%로 떨어졌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목인 무연탄·철광석·섬유 등의 수출을 금지한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90%에 달할 정도로 높다. 보고서는 그러나 “실질소득 기준 3∼4%에 달하는 무역이익은 미국 1.4%보다도 2%포인트 이상 많은 수준으로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대외개방도는 수입진입률을 통해 측정했다. 한 국가의 대외개방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수입진입률은 국내총수요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수입진입률은 1996년 13∼18%에서 2008년 19∼30%까지 치솟았다.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광물 등 1차 상품값이 급락하면서 수출과 수입이 큰 폭으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북한 무역의 특징 중 하나가 수출과 수입이 동반 상승하거나 동반 하락하는 것”이라며 “2009년 광산물 수출이 단가하락으로 감소하면서 수입도 함께 줄었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정체기를 거쳐 2016년엔 19~21%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북한을 다른 나라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북한의 수입진입률은 (20%대 초반인) 영국이나 프랑스 등 주요국보다 낮지 않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폐쇄적인 경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 경제가 본격 개방되면 상당한 경제적 편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핵폐기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비핵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남북경협 재개 등으로 대외개방이 확대되면 북한의 경제적 후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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