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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서울국제금융포럼] "10년 내로 금융시장 확 바뀔 것.. 블록체인이 시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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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여맥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금융학과장 인터뷰
새로운 재정시스템 블록체인, 싸고 효율적인 사용처로서 안전한 시장가격 형성할 것
통제에 저항했던 가상화폐, 최종 고객은 결국 중앙은행.. 탈세·자금세탁 검토 유용해
개인은 코딩 미리 공부해야 시장 흐름 따라갈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데이비드 여맥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금융학과장이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으로 인해 나타날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향후 5~10년 안에 전통적인 금융기관, 주식시장 등 그동안 사람들이 화폐를 교환하고 빌리고 빌려주던 장소들은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다. 기술회사가 은행업으로 들어올 것이고, 사용자 간에 직접 거래를 함으로써 중간 거래과정을 중재하면서 수수료를 가져갔던 제3자는 없어질 것이다. 더 이상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블록체인에서 주식을 발행할 것이며, 모든 회사는 자신의 블록체인 시장을 운영할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지난 4월 2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기조강연자로 나선 데이비드 여맥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금융학과장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으로 인한 변화를 이같이 내다봤다.

여맥 교수는 이런 변화가 10년 이내에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과거 시스템에 익숙하던 사람들은 시장경제를 알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개인이 준비할 만한 것으로는 암호학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여맥 교수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재무학과 학과장으로 1994년부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4년에 여맥 교수는 그의 법학대학원 동료인 제프리 밀러 교수와 디지털화폐와 블록체인에 관해 뉴욕대에서 전체 학기 과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과정은 주요 연구 대학에서 강의된 이 주제에 대한 세계 최초의 과정이며 매년 175명 넘는 학생이 이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다음은 여맥 교수와 일문일답.

―가상화폐에 대해 긍정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이 있다.

▲가상화폐를 규정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 어디에도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경도 고향도 없고, 어떤 정부는 규제하지만 어떤 정부는 그렇지 않다. 이렇듯 가상화폐는 규제하기 어렵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그 점이 매력적인 부분의 하나다. 그렇다면 규제가 있어야 할까. 가상화폐의 많은 부분은 기본적으로 컴퓨터 코드와 수학이다. 그리고 바탕이 되는 통계학은 매우 투명하다. 누가 미국 달러를 발행하는가. 그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라고 부르는 위원회다. 그들이 매달 만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한다. 누가 비트코인을 발행하냐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수학이다. 2008년 제작자에 의해 만들어진 방정식이 발행을 하고, 그 과정은 매우 투명하다. 그럼 무엇이 더 안전한 시스템인가. 10분마다 일정한 양의 비트코인을 발행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방정식일까, 아니면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임명된 중앙은행의 정치적인 과정이 더 안전할까. 수학과 전문가위원회 중에 무엇이 더 나은 규제의 수단일까. 나는 이것이 매우 흥미로운 토론 주제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어떤 방정식들을 통계적 과정을 거쳐서 풀어내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냥 그것을 보고 본인이 가질지 말지 결정한다. 이것은 정치인의 판단을 궁극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가상화폐가 금융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

▲대표적으로 가상화폐가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곳은 국제송금 서비스다. 이것은 확실히 현재의 금융시스템보다 더 싸고 효율적인 사용처다. 현재 주요 은행에서 쓰이는 네트워크는 아주 느리고 비싸고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가상화폐의 진짜 영향력은 그 뒤에 있는 기술이다. 아마 가상화폐가 블록체인에 의존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 것이다. 블록체인은 아주 새로운 종류의 재정시스템이다. 블록체인은 많은 분야에 있어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이 과거의 복식부기 시스템보다 더 낫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14세기 르네상스 때 복식부기가 생겼다. 이것은 사람들이 더 투자를 하게끔 만들었고, 수백년간의 경제 발전을 위한 발판이 됐다. 블록체인 기술은 르네상스 시대에 복식부기가 시장을 바꿨던 것처럼 현재의 시장을 바꿀 것이다. 그래서 상품을 빌리고 빌려주고 운반하는 것 등에서 사기로부터 더 안전하고 더 싼 시장가격을 만들 것이다. 아주 흥미로운 기회이고, 아마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관해야 하는 정부가 가장 큰 고객이 될 것이다.

―각국 정부 중앙은행에서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흥미롭지만 모순적이다. 과거에 왜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만들었는지 보면 중앙은행을 파산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중앙은행에 저항하는 의미였다. 그런데 암호화폐의 최종적인 고객은 사실 중앙은행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사람들이 연구하고 있는 것은 지폐와 동전을 찍어내는 순환을 멈추고 중앙은행이 모든 돈을 전자화폐로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다. 중국은 이것을 가장 빨리 실행하고 있는 나라다. 큰 규모의 경제단위가 가상화폐를 찍어내기 바로 직전까지 왔다. 아마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경제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조건일 것이다. 특히 세금 징수나 자금세탁에 대해서는 문제가 더 간단해진다. 왜냐하면 모든 데이터를 컴퓨터에서 볼 수 있고, 탈세자들과 자금세탁을 하는 사람들을 검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위험요소는 아주 단순하다. 사회의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3000만명 정도가 은행 계좌가 없다. 근데 그들은 모두 휴대폰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포함된 인구가 많아지면 더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가시적 변화는 언제 생길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매우 복잡한 질문이다. 대부분의 은행은 10년 안에 없어질 것이다. 아마 50년 안에 알리바바, 아마존, 구글 같은 거대 기술회사들이 경제서비스 부문을 지배할 것이다. 과거의 시스템에 익숙하던 사람들은 시장경제를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암호학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한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데 통계적 확률이나 코딩을 배우지 않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미래는 정보기술을 편안하게 다루는 사람들의 것이다. 비디오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이 사실상 이 기술을 배우고 있다는 점은 약간 역설적이다. 또한 초기의 ICO(가상화폐공개)도 비디오 게임으로부터 생겨났고, 미래의 경제시스템에 유용한 기술들 또한 비디오 게임의 최적의 전략을 고민했던 어린 시절에서 생긴다고 한다. 그들은 이미 기초적인 프로그래밍과 컴퓨터의 논리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비디오 게임을 싫어하고 그들의 아이가 게임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사실 아이들은 아주 유용한 일을 하는 중이고 부모는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배우는 중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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