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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냉전기엔 원폭의 요람…지금은 핵무기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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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 핵무기 이전 장소 제시한 테네시주 오크리지

히로시마 투하 원자탄 생산

리비아·옛 소련 핵 등 보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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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 핵무기를 폐기 이전할 장소로 제시한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는 핵무기의 ‘무덤’이자 ‘요람’으로 불린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북한 비핵화) 결정의 실행은 모든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며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에도 리비아의 핵폐기 사례를 거론하며 오크리지를 거론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의 핵무기 시설·장비를 이곳으로 옮겨와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리비아가 핵포기 선언을 한 지 한 달 뒤인 2004년 1월부터 리비아의 핵개발 관련 장비와 자료들을 오크리지로 이전했다.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와 탄도미사일용 유도장치 등 25t에 달하는 장비와 자료들이 오크리지 국가안보단지 내 우라늄 농축시설에 보관됐다.

이곳에는 구소련 등에서 넘겨받은 핵 물질과 2010년 칠레가 넘긴 고농축 우라늄(HEU)도 보관돼 있다. 핵무기의 무덤으로 일컬어지는 배경이다.

오크리지는 핵무기의 요람이기도 하다. 1942년 미국은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워싱턴주, 뉴멕시코주, 테네시주 등 3곳에 연구도시를 조성했다. 당시 인구 3만명 정도의 소도시인 오크리지에는 X-10(플루토늄 생산시설), Y-12(우라늄 농축시설) 등 4개의 핵무기 관련 시설이 건설됐다.

특히 초대형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Y-12에선 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생산됐다. 오크리지가 ‘원자폭탄의 고향’이라 불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1943년 완공 이후 2차 세계대전 종전 때까지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아 ‘비밀의 도시’로도 불려왔다. 냉전기까지 미국의 핵무기 제조시설로 활용되던 이곳은 냉전 종식 이후 핵물질과 관련 장비의 보관·연구 시설 등으로 변모했다. 미국 정부는 맨해튼 프로젝트 관련 3곳을 국립역사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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