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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신흥국 통화위기 확산…채권펀드서 자금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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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전문가 "보수적인 투자자, 이머징 국가 채권 비중 최소화해야"]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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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폭락하면서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적색등이 켜졌다. 신흥국 통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이다.

14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신흥국 채권형 펀드의 최근 1개월 기준 수익률은 평균 -3.58%였다. 같은 기간 글로벌 채권형 펀드는 -1.02%, 국내 채권형 펀드는 0.04%를 기록했다.

개별 펀드로는 '블랙록저변동이머징마켓채권'이 -5.46%로 가장 변동성이 컸고 'KB이머징국공채인컴'(-4.86%) 'AB이머징마켓'(-4.71%) '삼성누버거버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4.04%) 등의 순이었다.

'블랙록저변동이머징마켓채권'은 포트폴리오에 아르헨티나(6.9%), 베네수엘라(6.21%), 브라질(5.96%) 등 최근 문제가 된 국가들의 채권을 담고 있다. 'KB이머징국공채인컴'도 브라질, 터키 채권을 8~9% 수준으로 담았다.

이 같은 수익률 부진은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4월 이후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달러화 대비 12.7% 하락했고, 러시아 루블화는 10% 떨어졌다. 아르헨티나는 17년 만에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신흥국 위기설을 불러 일으켰다. 브라질 헤알화와 터키 리라화도 가치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자본유출이 가속화됐다.

특히 Fed(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연 1.5~1.75%로 올린 3월 이후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국내서 판매 중인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선 3월, 4월 두달간 455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달에도 80억원 가까이 순유출을 보였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는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강화로 이어졌다"며 "추가 통화 약세를 우려한 신흥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이 신흥국 통화 자산의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 투자가 보수적인 투자자들에게는 맞지 않는 자산군이라고 조언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채권은 채권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금 보전이나 가격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만기까지 보유하는 성향에 잘 맞지 않는 만큼 비중을 가능한 최소화하는 것이 바림직 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브라질 채권의 경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헤알화가 지니는 높은 변동성 위험이 매우 높은 만큼 금융시장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투자자들만 접근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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