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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기습 시위..정치권 압력..갈길먼 한국GM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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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조 간담회장 난입

경영계획 밝히는 회견 무산되고

정치인 사회공헌 캠페인은 진행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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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GM과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기사회생한 한국GM이 경영정상화 초입부터 파행을 맞았다. 비정규직 노조가 벌인 기습 시위로 기자회견장이 파행되는가 하면 이 와중에도 지역 정치권은 6월 지방 선거를 의식한 겉치레 행사를 진행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GM은 14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 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등이 참석해 경영정상화 계획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었다. 미국GM(약 6조9,000억원)과 산업은행(8,000억원)이 7조7,000억원을 투입해 한국GM을 살리기로 결정한 데 따라 앞으로 어떻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지 설명할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10시께 비정규직 지회 근로자들이 들어와 “비정규직 해결 없는 경영정상화는 기만”이라며 피켓 시위를 펼쳤다. 사측은 “정규직 임금 및 단체교섭 협상은 타결됐지만 비정규직은 대상이 아니다”라며 “경영진 안전 문제로 기자간담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점입가경은 기자간담회 이후 예정된 지역 정치인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캠페인 행사였다. 당초 기자간담회 이후 홍보관에서 엥글 사장과 카젬 사장, 유정복 인천시장,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 남동구갑), 정유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인천 부평구갑), 지역 시민단체 등이 쉐보레 차량이 1,000대 판매될 때마다 1대를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내용의 캠페인 행사를 할 예정이었다. 비정규직 지회의 기습 시위 이후 안전 문제로 이 행사도 취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황을 모른 채 유 시장 등 정치인이 도착하자 행사장을 3층으로 옮겨 비공개로 진행했다. 현장 관계자는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인들이 한국GM 사태 해결을 알리고 싶어해 한국GM도 취소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사태로 혈세를 받은 한국GM을 향한 노동계와 정치권의 외부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GM 관계자는 “과거 협상 과정에 노조의 사장실 폭력 점거 사태도 있고 안전상의 이유가 있었다”며 “사회 공헌 행사는 취소하기 어려운 저간의 사정이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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