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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김정은, 개혁·개방 땐 北경제 '제2의 베트남'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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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도이모이' 추진 때와 닮은 점 많아"

"삼성 등 한국기업 투자만으로도 충분히 가능"

뉴스1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참석,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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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혁·개방조치를 취할 경우 "북한 경제가 '제2의 베트남'(the next Vietnam)처럼 성장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시아 시장 전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14일 블룸버그에 기고한 '김정은은 북한을 삼성의 새로운 안마당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글에서 "오늘날 북한은 1986년 '도이모이'(쇄신) 정책을 통해 자본주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간 베트남과 놀랄 만큼 많이 닮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렌은 특히 "지금 북한은 당시 베트남보다 잘 살고 더 산업화돼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한 출발점에 서 있다"면서 "북한 경제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렌에 따르면 제조업 중심 국가로 발돋움한 베트남의 경제 규모는 북한의 약 6배에 이른다.

렌은 "베트남이 지난해 6.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데는 한국 기업들이 적잖은 기여를 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에 대한 최대 외국인 투자자로서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렌은 이어 "지금 북한 경제는 얼어붙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개혁·개방에 나선다면) 한국 기업들이 기꺼이 (투자처를) 옮길 것"이라며 북한 근로자들에 지급되는 임금이 베트남 등에 비해 "현저하게(significantly) 낮다"는 점을 그 주된 이유로 꼽았다.

렌이 인용한 모간스탠리 분석을 보면 현재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외국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6% 정도 되는 반면, 북한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개혁·개방을 통해 GDP 대비 외국인투자 비율을 20% 수준까지 늘린다면 5%대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렌은 Δ삼성이 지난 수년간 170억달러(약 18조원) 이상을 베트남에 투자했다는 점, 그리고 Δ북한의 2016년 기준 GDP가 310억달러(약 3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점 등을 들어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만으로도 북한의 경제성장에 필요한 투자규모를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렌은 인구구조면에선 베트남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북한보다 크지만 "남북한의 전체인구가 약 8000만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이 "한반도를 자급자족이 가능한 유력 생산·소비 집단(powerhouse)"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북한 경제 발전을 위한 모델로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2차례 만나고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 데 동의한다면 미국은 민간 분야의 대북 투자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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