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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이슈분석]불확실성에 출렁이는 바이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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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연초부터 고공질주하다 연이은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기업 자체가 가진 미래 성장성보다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한 회계 테마 감리 등 외부 변수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기업 회계처리 기준이 보수적으로 흘러가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큰 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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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계 회계 파동, '옥석' 찾아라

14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이달 들어 바이오 업종 전반의 주가가 끊임없이 출렁이고 있다. 금감원 감리위원회 개최 소식이 들려온 2일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 총 10조원이 넘게 빠졌다.

여타 바이오 종목도 덩달아 약세다. 실제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주가 하락률을 보인 한국거래소 상장 종목 10개 가운데 바이오 업종 기업이 3개를 차지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이 기간 가장 크게 하락했다. 2일 개장 당시 4만1150원으로 시작했던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11일 3만7050원을 기록하며 9.96% 하락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시가총액은 2조2500억원 수준으로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13번째로 큰 규모다.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보름 만에 7만5100원까지 치솟으며 시초가 대비 2배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이후 약세를 보이며 시초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연이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이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코오롱티슈진은 연구개발비 가운데 자산화 비율이 100%에 근접한다.

삼일제약(-9.93%), 네이처셀(-9.59%), 강스템바이오텍(-9.59%) 등은 같은 기간 10%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네이처셀은 11일 미국 관계사인 스템셀바이오(StemcellBio Inc.)가 미국과 유럽 치매 환자 유치·상담 업무를 맡기로 했다는 호재에도 그간의 하락폭을 좁히지 못했다.

바이오 업종 전반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한 업체도 있다. 에이치엘사이언스와 대웅제약은 이 기간 10% 가까이 상승했다.

대웅제약 주가는 17만8000원에서 19만5000원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에이치엘사이언스는 같은 기간 3만2350원에서 3만5550원으로 올랐다.

셀트리온은 지난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에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9일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이전 수준인 26만7500원으로 11일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 최대어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8만9800원에서 9만1100원으로 소폭 상승하며 건재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금감원의 회계감리 이슈를 비롯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 감리 등으로 제약 바이오 주식의 옥석이 가려지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랠리 이후 그리고 셀트리온의 수급이 마무리된 이후 섹터 내 많은 종목의 주가가 급등해 고평가 받았던 일부 종목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펀더멘탈이 우수한 종목 주가는 상대적으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옥석이 가려지는 종목장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약 개발 가능성과 실적에 집중할 때

특히 지난달 12일 금감원 특별감리는 일부 연구개발(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셀트리온, 오스코텍, 랩지노믹스, 인트론바이오, 팬젠, 애니젠 등의 회사를 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로 지목한다. 선 연구원은 “일반 상장한 기업 중 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는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D 자산화 비율이 높은 회사 대부분은 상위 업체보다 자금 조달이 어려운 중소형사에 집중된다.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 대형사는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채 되지 않는다. 대웅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동아에스티, 광동제약 등은 R&D 비용 가운데 무형자산으로 계상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코미팜, 코오롱티슈진, 바이로메드 등은 R&D 대비 무형자산 비중이 80~90%에 육박한다. SK증권에 따르면 코미팜은 26억원 가운데 25억원, 코오롱티슈진은 280억원 가운데 261억원, 바이로메드는 311억원 가운데 273억원이 무형자산이다. 셀트리온은 2270억원 가운데 1688억원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786억원 보다 많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가 펀더멘털과 함께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에 맞춰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무형자산화 비중이 높다고 회사 기업가치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문제는 신약 성공 가능성”이라며 “바이오시밀러나 보톡스처럼 일반 신약 대비 성공가능성이 높은 분야 업체도 신약 개발 성공으로 출시된 제품이 있는 업체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1분기 의약품 수출 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 업종 전망에 긍정적인 요소다. 제약 바이오 업종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간 국내보다 해외 실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헬스케어 업종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과도하게 빠른 주가 상승이 문제”라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실적 안정성 높은 업체에 선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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