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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승승장구하는 LG전자 가전…초프리미엄 전략 왜 通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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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제공 | LG전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가전, 작품이 되다”라는 LG전자의 광고문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분기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LG 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가전 초호황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가전에서만 무려 12.5% 영업이익률을 거두는 등 주요 가전기업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을 했다.

놀라운 호실적의 비결은 무엇일까? LG전자가 초프리미엄 마케팅을 시작한 2년 전만해도 1000만원대 TV, 800만원대 냉장고, 400만원대 세탁기 등 고가 가전제품이 팔려봤자 얼마나 팔릴까 의심이 짙었다. 당시 경쟁업체간 프리미엄 전략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제품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LG보다 삼성이 앞서있었고, 가격경쟁력에서 더 우위가 있을 때 LG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샤오미, 하이얼, 창홍 등 중국 굴지의 가전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국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가격은 높지만 중국산보다 제품완성도를 높이고 AS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를 도모했다. 그 와중에 LG전자는 프리미엄 중에 최고를 보여주겠다며 ‘초프리미엄’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16년 3월 초프리미엄 통합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올레드 TV,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 네 가지 제품군을 하나로 통합해 기존 가전 대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차이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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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LG전자



LG 시그니처가 출범하기 전까지만 해도 냉장고는 디오스, 세탁기는 트롬, TV는 올레드 등 제품별 브랜드를 독립 운영해왔다면 이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최고급 브랜드 이미지 안착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초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핵심 비결 중 하나는 ‘고급화된 디자인’에 있다. 시그니처는 뱅앤올룹슨 등 세계적 기업에서 맹활약해 온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의 진두지휘 아래 탄생했다.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을 만들자는 사명 아래 품질을 잘 드러낼 수 있고,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구현해냈다.

예를 들면 냉장고는 가볍게 두번 두드리면 불이 켜지면서 내부를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등 수납공간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고, 세탁기는 깔끔하면서도 견고함을 살리고자 손잡이, 버튼, 화면 등 복잡한 요소들은 최소화했고 곡선 모형의 유리를 적용하기도 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도 디자인적으로 완성도를 높인 제품 중 하나다. 올레드 TV는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두께와 무게를 얇게 만들 수 있다. 이 제품은 패널 두께가 4mm대로 매우 얇은 데다 벽에 부착할 수 있어 “그림같은 TV”라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벽과 화면이 일체화를 이루도록 TV가 차지하는 ‘공간’을 거의 없앴다는 점도 혁신적이라고 호평받았던 특징 중 하나다.

모듈러 디자인도 수익성 향상에 이바지했다. 모듈러디자인이란 제품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들 가운데 기능과 성격이 유사한 부품들을 분류한 다음 모듈 단위로 조합해 독립된 패키지로 만든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스팀 기능이 들어간 기능 모듈을 넣는 것만으로 스팀세탁기를, 냉장고에 얼음정수기 모듈을 넣는 것만으로도 얼음정수기를 만들 수 있다. 이 디자인은 다양한 모델에 같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회사는 이 디자인 도입 후 생산 공정이 절반 이상 줄었고, 시간도 30~40%가량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하면 장인정신을 떠올리는 등 과거에는 제품 기술력을 앞세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를 필두로 제품 디자인을 고급화시켜 작품성까지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변화는 단순히 제품 자체 소비를 넘어 제품의 가치를 소비하도록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더욱이 디자인적인 요소를 강조한 덕분에 제품을 하나 선택했을 때 이에 어울리는 다른 제품의 구매까지도 고려하는 시너지 효과도 덩달아 작용했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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