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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업비트 쇼크'에 전전긍긍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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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네스트 대표가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데 이어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가 검찰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블록체인협회를 중심으로 자율규제심사를 도입하는 등 시장 양성화에 노력을 기울여온 거래소들은 뜻밖의 악재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비교적 보안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던 국내 톱4 업체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14일 현재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힐스 일거래량 기준 세계 5위,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선두 업체다.

◇업비트 코인지갑 미스터리, 검찰 손으로
업비트가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 11일.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업비트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업비트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전산상으로 있는 것처럼 허위충전해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사기·사전자기록 등 위작행사)를 포착하고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즉 고객이 팔고 산 코인이 고객지갑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뒤늦게 충전되는 방식으로 거래됐다는 것. 업비트는 14일 현재 총 137개 코인을 거래하고 있다. 이 중 코인지갑이 별도로 생성돼 입출금이 가능한 코인은 86개다. 이때문에 실제 암호화폐를 코인지갑에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장부상의 거래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업비트는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비트렉스와 제휴를 맺고 지난해 10월 총 115개 코인을 상장해 공식출범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자본금이 1억원에도 못미친 업비트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코인을 거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코인지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업비트 관계자는 “BTC마켓, ETH마켓 등을 전부 고려하면 전체의 65%가 지갑이 만들어졌고, 고객들이 주거래를 하는 원화마켓은 개발인력을 집중 투입해 98%까지 지갑을 만들어 입출금 거래를 지원하는 상황이다”라면서 “고객들의 자산은 안전하게 고객 계좌에 보관되고 있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서울


◇다시 꽁꽁 얼어붙은 암호화폐 시장, 겨울 언제 끝나나….
업비트 수사 소식이 알려진 11일부터 암호화폐 시세는 급락했다. 당일 30~40%까지 폭락했고, 13일 살짝 반등했으나, 14일 오후 4시 현재 10일 종가에 대비하면 25~35%가 빠진 상황이다. 4월 중순 길었던 침체기를 지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여왔던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 절반 이상 내리막길을 탄 모양새다.

암호화폐 시장에도 악재지만 국내 4대 거래소 중 유일하게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거래량을 따라 잡혀 온 업비트로서는 더욱 뼈아픈 일격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하고 안정화된 단계에 돌입하면 업비트의 주거래 은행인 기업은행이 신규 가상계좌 발급을 허용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회원들도 참담하기는 마찬가지다.

외려 “암호화폐거래소 폐쇄는 살아있는 카드”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던 정부의 규제정책에 힘이 실리는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초기 단계인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업계 1위 업체가 이같은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자체가 모든 거래소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모처럼 살아나고 있었던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기나긴 침체기를 반복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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