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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드루킹 “청와대에 청원하겠다”…실제로 청와대 게시판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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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드루킹 기사 댓글 달며 청와대 청원 언급

이후 청와대 게시판 실제로 똑같은 내용 청원 올라와

“너희 댓글부대지”, “더민주 당대표실 뭐하나” 댓글도

“너희 댓글 부대지. 청와대에 청원하겠다.”(tuna****, 2017년12월4일 댓글)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동원(48)씨의 기사 댓글을 추적해 보면 김씨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까지 영향력을 끼치려 한 정황이 발견된다.

중앙일보

포털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동원(48)씨의 기사 댓글을 추적해 보면 김씨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까지 영향력을 끼치려 한 정황이 발견된다. [네이버 댓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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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이후인 2017년 12월4일 인터넷에 올라온 <“우리는 절실하다”…안희정 쓴소리에 文 지지자 ‘답답함’ 토로> 기사의 댓글에서 네이버 아이디 ‘tuna****’가 단 댓글이 총 21개 확인됐다.

‘드루킹’ 김씨는 네이버 아이디 ‘tuna69’로 파워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를 운영했다. 네이버 댓글 정책 때문에 ‘tuna****’로 아이디 일부가 가려져 있지만, 드루킹의 아이디로 의심된다.

해당 기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쓴소리를 했다는 내용인데,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댓글로 이에 대한 찬반 공방이 벌어졌다. 총 1434개 댓글이 달렸다.

기사 댓글을 보면 김씨 및 경공모 측은 안 지사 쪽을 지지하면서, 반대 댓글을 단 네티즌을 공격했다.

드루킹으로 추정되는 인사(tuna****)는 “XX(안희정 반대파)는 인간 매크로 댓글부대”, “매크로가 뭔지 알고싶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매크로’ 라는 단어를 7차례나 언급했다. 이 댓글들은 ‘공감’ 60~80건을 얻어 댓글 호감 상위에 올랐다.

댓글을 통해 배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드루킹 추정(tuna****)= “아이고야…니들이 인간매크로야.”

드루킹 반대파(happ****)=“매크로 지들은 기계로 돌리는데….”

드루킹 추정(tuna****)=“안희정 지사 음해하는 조직적 매크로 댓글 배후 정치인이 누구냐.”

드루킹 반대파(hsf4)=“정신차려. 배후는 니 뒤에 있는거야.”

드루킹 추종자는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뭐하나?”, “못밝히면 청와대에 청원하겠다” 등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드루킹은 매크로(자동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해 댓글조작 및 여론조작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럼에도 반대측 네티즌에게 “매크로 부대”라고 공격하며, 청와대 청원 등을 운운한 것이다.

공방 이후(2017년 12월18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도를 넘은 댓글조작 여론몰이 뿌리를 뽑아야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력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마저 적폐로 몰린다. 이 댓글조작단, 제재를 위한 조사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다. 드루킹이 청와대에 청원하겠다는 내용이 실제로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것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측은 “드루킹 측이 실제로 포털을 넘어 청와대 게시판까지 영향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드루킹 특검을 통해 반드시 진실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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