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핀테크 기업 오미세는 2015년 '오미세고'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이 ICO(암호화폐 공개)에 무려 2500만 달러(약 267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태국 재무성의 '현금 없는 결제' 정책과 ‘Unbank the Banked(은행 중심에서 벗어나자)'를 기치로 내 건 오미세의 핀테크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다. 이더리움 기반으로 범용성과 결제 편의성을 확보한 오미세고는 현재 태국 내 맥도날드·버거킹과 커피숍 등에서 결제 수단으로 쓸 수 있고, 항공권을 사거나 송금할 수도 있다.
벤처캐피털 투자 증가율, 동남아가 한국 25배
한국무역협회가 15일 내놓은 ‘아세안 4개국 TIMS 스타트업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는 이런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TIMS는 아세안 주요 4개국인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를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TIMS 국가에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벤처캐피털(VC) 투자 증가율은 54%에 달했다. 성장 조짐이 보이는 스타트업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기간 한국의 VC 투자 증가율은 2.2%에 그쳤다. TIMS의 투자 증가율이 한국의 25배에 달했다. 아세안 각국은 스타트업 시장에서 각자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무협 관계자는 "태국은 저렴한 창업비용, 인도네시아는 스마트폰 사용인구 9000만명이라는 거대 시장, 말레이시아는 효율적인 IT 인프라와 고급 인력, 싱가포르는 글로벌 핀테크 및 블록체인 허브화가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의 탄생을 비교하면 이 차이는 두드러진다. 오미세고·토코피디아 외에도 동남아시아에서 우버를 넘어선 싱가포르 차량공유 업체 그랩, 오토바이 배달로 성공한 인도네시아의 고젝 등이 많게는 2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 1000억원 이상 유치한 기업, 국내엔 없어
보고서는 IT 강국이던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발전 속도가 더뎌졌다고 지적한다. 한국 기업의 원천 기술력은 높지만, 문화적·지리적 폐쇄성과 불필요한 규제가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맥킨지 한국사무소 김수호 파트너는 "최근 1년간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세계 상위 100대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면 규제에 걸려 43곳만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벤처 발전 더뎌"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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