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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라돈침대 공포’ 확산-집단소송으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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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라돈


‘라돈 침대’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은 지난 10일 침대에서 방출하는 라돈 방사선이 ‘연간 허용치 이하’ 라는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4일 개설된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카페 회원 수가 열흘 사이 6000명을 넘어서고, 라돈 침대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같은 날 개설된 다음의 카페 ‘라돈침대(대진) 피해자 모임’ 역시 회원 수가 5400명을 넘어섰다.

‘Sun짱’이란 별칭의 회원은 “(대진침대를) 9년을 사용하고 2년 전에 암이 발병해 지금까지 치료 중”이라며 “가족력도 전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발병 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원 ‘다둥맘 쑥’은 “우리 집은 남편ㆍ저, 딸 셋이 5년간 대진침대를 사용했는데 라돈 측정기로 재어보니 ‘매우 나쁨’ 수준이 나왔다”며 “어린아이일수록 라돈에 노출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글을 보고 난 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좌절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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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측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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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들은 제조사인 대진침대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으로까지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율의 김지예 변호사는 “집단소송을 위한 위임자들이 600명을 넘는 등 많은 피해자분께서 함께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큰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자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더 큰 문제는 라돈 공포 확산하고 있는데, 정부의 대처는 늦고 정확한 정보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터넷에는 라돈 측정기를 사서 직접 측정해보려고 해도 최근에 찾는 사람이 급증해서인지 사기가 어렵다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방사성 원소가 함유돼 암을 유발한다는 모나자이트를 쓴 생활용품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 또한 불확실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중간조사결과 발표에서 피부에 와 닿는 외부 피폭은 물론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로 들어오는 내부 피폭의 경우 모두 국내외 기준치를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진영우 원자력의학원 방사선비상진료센터장은 “연간 허용치 미만이라 하더라도 방사성 물질이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일단 해당 제품이 집에 있다면 빨리 처분하는 것이 첫째 할 일”이라면서도 “현재까지 연구결과로는 라돈은 폐암을 유발하는데, 증상이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검사를 위해 저선량 CT를 찍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T 검사만으로도 연간 허용치의 2~3배에 이르는 방사선 피폭을 받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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