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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서울 아파트 산 사람들, 매달 이자만 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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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주택대출 금리 분석하니

평균 이자 연간 1077만원

5년 만에 1000만원 넘어서

전국 평균 금액의 2배 수준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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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구입 시 연간 이자 비용이 평균 1,077만원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빚을 내 집을 샀다면 매월 이자만 90만원씩 내야 했다는 얘기다. 가계 부채 총액이 이미 지난해 말 1,450조원도 넘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 가계의 부담이 한계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업체인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한국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구입시 평균 이자비용은 연간 547만원이었다. 이는 2016년 423만원에 비해 29.3%(124만원)나 상승한 것이다. 도시 2인 가구의 연소득 상승률(2.2%)보다도 무려 13배나 높았다. 직방은 국토부에서 공개하는 실거래가 평균 가격의 50%를 대출로 가정한 뒤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적용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입에 필요한 평균 이자비용은 지난해 기준 1,077만원으로, 2012년 1,093만원 이후 5년 만에 다시 1,000만원선을 넘어섰다. 2016년 812만원과 비교하면 32.6%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경기와 인천은 544만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2016년 대비 증가율도 27.2%로, 서울에 비해 낮았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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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은 미국발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꾸준히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7.00%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6년 저점(2.91%)에 도달했다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신규취급액 기준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17~4.52%, KB국민은행은 3.36~4.56%, 우리은행은 3.22~4.22%, NH농협은행은 2.95~4.57%로 인상됐다.

시장에선 금리 추가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오는 6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 이어진 금리 하락장에 익숙해진 아파트 구매자들에게 금리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는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 시장의 타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전세 보증금이 상승할 경우 세입자는 대출을 통해 해결한다. 저금리 대출을 받아 상승한 전세 보증금을 메우는 게 새로운 전셋집을 구하기 위한 이사비용과 중개비용보다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지속돼 가계에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면 가계소득 증가가 뒷받침 되지 못할 경우 보증금이 낮은 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장기간 이어진 아파트 매매시장의 호황 국면은 정부의 대출완화 정책과 함께 저금리라는 환경이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는 매매와 전세 양쪽에 부담으로 작용, 주택시장의 과열을 식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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