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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캠퍼스의 길냥이들]국민대 학생들과 '국냥이'의 행복한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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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인과 국냥이의 공생구역'엔 아늑한 '두부'의 집

교내 길냥이들, 편히 다가와 뒹구는 등 친근감 표해

학부·졸업생 "최고…얘네 때문에 학교 다시 가고싶어"

동아리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세심하게 보호 활동

뉴시스

【서울=뉴시스】임얼 기자 =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페이스북 페이지에 있는 '국냥이' 사진 캡처.


【서울=뉴시스】임얼 기자 = "너무 귀엽다." "얘네들 때문에 학교 다시 가고 싶다." "최고야 최고."

페이스북 페이지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의 한 게시물에 달린 댓글 반응은 뜨거웠다. '#국냥이일기'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해당 게시물은 국민대 내에서 거주하는 '두부'라는 고양이의 사진과 사연을 소개한 글이었다.

며칠 전 국민대학교에서 해당 게시물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다. 나무 사이 수풀 공간에 자리 잡은 두부는 편안한 모습으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학생들은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와중에도 삼삼오오 모여 곤히 자는 이 길냥이의 모습을 열심히 찍었다.

두부가 자는 곳 옆에는 '국민인과 국냥이의 공생구역'이라는 입간판이 서있었다. '깨우지 말아주세요' '쓰레기 투척 금지' 등의 문구가 적힌 입간판 뒤에는 나무판자와 플라스틱 통으로 만들어진 작지만 아늑한 두부의 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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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얼 기자=국냥이 쉼터 앞에 세워진 안내게시판. 2018.05.11. limeol@newsis.com


이 같은 길고양이 시설은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에서 관리 중이다. 교내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이 동아리는 2015년 여름께 활동을 시작했다. '추어오'가 무슨 말일까. '추워요'란 뜻이다.

동아리 이름은 '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2015년 11월 올라온 한 게시물에서 비롯됐다. 해당 게시물 속에는 '건물 내 고양이 출입금지'라는 안내장 밑에 "안녕하새오 고양이애오 겨울 추어오 문 열어주새오"라는 애교 섞인 호소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는 사진이 있다.

여기서 쓴 이른바 '해오체‘는 일본 작가 온다 리쿠의 '나와 춤을'에 실린 한 단편 소설 속에서 반려견의 관점으로 "안녕하새오" "신세 만아오" 식으로 서술된 말투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감이 재미있어서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 사이에 꽤 유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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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얼 기자=‘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2015년 11월께 올라온 게시물. 페이스북 캡처.


현재 국민대 내에서 거주하는 두부와 같은 길고양이는 총 10마리이다. 이들은 '국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학생과 임직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 회원 최보경(20)씨는 "(고양이들이 사람이 찾으면) 막 뒹굴기도 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국냥이들이 학생들을 친근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와 함께 찾아본 국냥이들의 쉼터는 캠퍼스 곳곳에 분산돼 있었다. 최씨는 "몇몇 고양이 쉼터는 학교의 외국인 교수님들이 기증한 것이라고 들었다"며 "길을 걷다 학생들이 길가에 모여 있다면 국냥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동아리에서 현재 운영하는 급식소는 5곳이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신희담(24)씨는 "학교 주요 지역별로 급식소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사료와 물을 주고 있다"며 "(건강 상태를) 수시로 관찰해 문제가 있는 길고양이는 병원에 데려가 치료한다"고 밝혔다.

동아리가 만들어진 계기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던 길고양이가 학교 건물 틈 사이에 빠져 죽은 것을 계기로 교내의 고양이들을 적극 보호하기 위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익단체가 아니다"라며 "학교에서 고양이와 학생들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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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얼 기자=화단 속에서 ‘두부’가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다. 2018.05.11. limeol@newsis.com


limeo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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