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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재난대응 안전훈련 첫날…서울 종로구 맹학교 화재훈련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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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침착하게 운동장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14일 오전 11시 종로구의 국립 서울맹학교 중학교 2학년 교실 복도에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피방송이 나오자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대피하기 시작했다. 1층 학생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해 학생 전원이 대피하고 부상한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내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었다.

혼자서 이동이 불편한 학생들은 교사들이 부축했고, 스스로 이동이 가능한 사람들은 서로의 어깨를 잡고 침착하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학생들은 사전에 배운대로 각자 준비한 손수건을 코에 막고 자세를 낮춘 상태로 매쾌한 연기가 가득 찬 계단을 이동했다. 약 20분만에 초·중·고 재학생 116명과 교원 등 200여명 전원이 운동장으로 탈출했다.

이날 훈련은 18일까지 5일에 걸쳐 실시하는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으로 매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실시하는 전국 규모의 재난대응 훈련이다. 전국 시·도 교육청과 유치원부터 초·중·고·대학까지 2만여 개 교육기관이 참여한다. 최근 제천, 밀양 화재사고 등 연이은 대형 화재 발생 등 갑작스런 재난상황에 대처능력을 키우고자 체험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특히 올해는 서울맹학교처럼 특수학교나 유치원을 대상으로 한 대피훈련을 강화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운동장 밖에 나온 학생들과 교원들은 종로 소방서 신교2동 안전센터 직원들의 교육에 따라 사람모형 마네킹에 심폐소생술과 소화기 사용법을 체험했다.

학생회장인 임강현(18)군은 “그간 학교 내에서 주최하는 훈련은 여러번했었지만 이번처럼 소방관이 오셔서 직접하는 훈련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며 “평소와 달리 매쾌한 가스를 풀었는데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손수건으로 막는다고 하더라도 코로 들어오는 가스 느끼면서 역시 입 막는게 젤 중요하다고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아쉬운 점은 없었지만 심폐소생술이나 소화기 실전 체험 등을 모든 학생이 체험하지 못했는데 좀 더 참여 기회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상희(15)양은 “반복적으로 훈련하다보니 실제 상황에서 더 잘 할 수 있을것 같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훈련 3일차인 16일에는 전국적으로 지진대피 훈련이 진행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경북 포항 양덕중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민방위 연계 전국지진대피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김 부총리는 “체험 위주 훈련을 시행해 실제 재난이 발생할 경우 평소 연습한 대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전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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