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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폐암' 그림…보건당국vs업계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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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궐련형 전자담배도 '해롭다'…"동일 수준 규제해야"

업계, "유해성 여부 의견 분분, 경고 그림 시기상조"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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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송이라 기자] 담뱃갑 경고 그림·문구 확대 적용 방침을 두고, 보건당국과 업계가 정면 충돌했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독성물질을 상당 수준 배출하는 등 건강에 해로운 만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복지부 측 주장이)과학적 사실에 근거 없이 과장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복지부 “궐련형 전자담배도 ‘해롭다’”…독성물질 ‘상당 수준’

복지부는 오는 12월 23일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를 전면 교체하면서 ‘아이코스’(필립모리스)와 ‘글로’(BAT 코리아)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암 유발을 상징하는 경고 그림을 붙이도록 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새 경고 그림 및 문구(안) 12개를 확정하고 ‘담뱃갑 포장지 경고 그림 등 표기내용’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관련 국내외 연구결과, 전자담배에도 포름알데히드·벤조피렌 등 각종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들이 들어있다. 의학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분석 결과 등 해외 여러 연구결과에서도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뿐 아니라 각종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 측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가열식 전자담배가 일반 궐련 담배보다 덜 해롭다거나 유해성분이 덜 배출된다는 그 어떤 근거도 없으며, 간접흡연 피해가 줄어든다는 주장 또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면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따라 규제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국내 학계도 “궐련형 전자담배를 다른 담배 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며 WHO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는 이런 의견들을 반영, 현재 ‘흑백 주사기’ 그림으로 돼 있는 전자담배의 경고 그림을 ‘암 세포’ 사진 1종을 넣기로 하는 등 제품 특성에 맞게 강화하기로 했다.

일반 담배의 경우 10가지 주제의 경고 그림 중 ‘피부노화’를 없애는 대신 ‘치아변색’을 새로 추가했다. 여성의 금연과 흡연 예방을 위해 ‘피부노화’를 선정했지만, 흡연 예방 효과가 낮고 치아변색은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고 문구 역시 추상적인 문구에서 질병 발생이나 사망 위험 증가도를 수치로 제시해 흡연의 폐해를 실감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그동안 ‘덜 해로운 담배’ 로 오인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해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경고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유해성 여부 의견 분분…도입 ‘시기 강조’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담배협회는 입장 자료를 내고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 그림에 과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암세포 사진이 포함됐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결정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세계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에 경고 그림을 부착한 사례가 없으며,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이기에 경고 그림 도입은 시기상조”라며 “미국 식품의약국의 공식 입장 발표와 현재 진행 중인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 결과 발표 이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추후 (도입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혐오스러운 경고 그림은 흡연자들이 일반 담배에서 보다 나은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막고 결국 기존의 해로운 담배에 머무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일반 담배를 권장해 국민 건강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흡연자 단체인 ‘아이러브스모킹’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유해성 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경고 그림 부착 결정은)국민건강증진법의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경고 그림 단서조항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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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담뱃갑 포장지 경고 그림 등 표기내용’ 개정(안)은 다음달 4일까지 행정예고 기간과 6개월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2월 23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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