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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온종일 돌봄교실 육성… KB금융 750억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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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드림스 커밍 프로젝트’ 가동

교육부와 MOU 맺고 5년간 투자

초등 돌봄, 국공립 유치원 증설해

맞벌이 자녀 ‘학원 뺑뺑이’ 해소

최대 4만여 아동 혜택 기대
한국일보

김상곤(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유아교육 및 초등돌봄 체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B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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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5월 경기도의 한 신도시. 이현수(가명ㆍ11)군은 학교 수업을 마친 뒤에도 교실에서 10명의 친구들과 숙제를 하면서 저녁 7시 퇴근하는 부모를 기다린다. 얼마 전까지도 현수는 오후 2시도 안돼 수업이 끝나면 맞벌이 부모님이 퇴근할 때까지 학원 3~4개를 돌아가며 다녀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온종일 돌봄 교실’에서 친구들과 안전하게 공부와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KB금융지주가 맞벌이 부부의 자녀가 방과 후에도 학교 교실에서 마음 놓고 부모를 기다릴 수 있도록 ‘KB 드림스 커밍 프로젝트’(KB Dream’s Coming Project)를 시작한다. KB금융은 14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교육부와 2022년까지 유아교육 및 초등 돌봄 체계 발전을 위해 총 75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앞으로 5년간 국ㆍ공립 병설 유치원 최대 250개 학급, 초등 돌봄 교실 1,700여개를 신설 및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맞벌이 부모들은 열악한 방과 후 돌봄 시스템 탓에 자녀들을 일명 ‘학원 뺑뺑이’로 내모는 경우가 많다. KB의 사업은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세대 육성을 이끄는 교육부와 우리 국민의 생활금융 동반자인 KB금융이 초등 돌봄교실과 국공립 유치원을 획기적으로 증설하는데 힘을 모은다면 자녀 양육으로 인한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국공립 유치원 학급은 취원율이 20% 미만인 지역을 중심으로 만들 예정이다. 초등 돌봄교실은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고려한 입체적인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KB금융은 미취학 아동은 최대 5,000명, 돌봄 교실은 3만5,0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돌봄 교실을 확충하면 경력이 단절된 학부모가 사회로 조기 복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돌봄 기관 내 일자리도 창출되는 만큼 사회 전반에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처럼 보육과 방과 후 돌봄을 공공성이 강한 금융기관에서 맡아주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1.05명으로, ‘인구 대체 수준’(일정한 인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출산율) 2.1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맞벌이 가구 증가로 인한 육아 문제, 가계에 부담이 되는 교육비, 경력 단절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진단하고 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이날 “KB금융과의 협력을 계기로 교육의 공공성과 저출산 해소에 대한 범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더 커지길 바란다”며 “국ㆍ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현 25% 수준에서 향후 40%로 끌어올리고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온종일 돌봄 체계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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