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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北핵실험장 폭파식에 전문가 뺀 이유? "사찰로 비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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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제적 조치 긍정 평가 속 한계점 지적

한미 당국자 등 비공식 참관 가능성 제기

뉴스1

북한이 1~6차 핵실험을 진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23~25일 폐쇄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3월 30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4월 20일의 위성사진. (38노스 캡처) 2018.5.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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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한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 취재진을 초청하면서 전문가는 제외해 그 의미가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공보를 통해 이달 23일에서 25일 사이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5개국 기자단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 핵무기 '동결'에서 나아가 '폐기'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도 "핵실험장 폐기는 '미래의 핵'을 해체하는 것"라며 사실상 비핵화 로드맵 본 게임의 첫 조치에 해당한다고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또 비핵화 과정과 시한 등 구체적 사안이 타결 논의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먼저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긍정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까지 총 6차례 핵실험이 실시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과정에 전문가나 국제기구가 참관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인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당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남북정상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한국과 미국 전문가들과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그간 일각에서는 전문가 그룹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가 포함되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돼왔다.

2008년에도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으나 이후 핵개발을 계속한 과거를 비추어 볼 때 이번 폐기 의식에 전문가가 참관하지 않으면 결코 신뢰를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자단은 풍계리 폐기 의식이 시작되면 최소 1㎞ 떨어진 곳에서 방호복을 입고 참관한 뒤 원산으로 돌아와 기사와 영상을 본국에 송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성은 "국제기자단 성원들이 핵실험장 폐기 상황을 현지에서 취재·촬영한 다음 기자센터에서 통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건을 보장하고 협조한다"고 했지만, 실제 의미있는 폐기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현장의 기자들도 예단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일각에서는 폐기 의식에 일부 전문가가 사실상 비공식 참관인으로 초청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대외에 이번 폐기의식이 '사찰'의 형식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해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국제기구나 한미 정부 전문가가 비공식적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조치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앞서 성의를 보여주기 위한 선제적 조치인데 전문가가 끼면 마치 사찰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전문가가 포함될 경우 사실상의 사찰이 이뤄지고 언론을 통해 그것에 대한 평가까지 나오면서 향후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보인 성의만을 의미있게 받아들이면 좋겠는데 (폐기의식이) 본격적 사찰로 인식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공식 초청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더라도 한미 핵비확산 관료그룹 당국자가 비공식적으로 갈 가능성은 있다고 관측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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