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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이동준의 한국은 지금] 멀리 난 드론이 대어를 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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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부도 방아머리 해수욕장에서 드론낚시 대회가 열렸다.

낚시꾼 직감과 노하우로 물고기와 치밀한 전략 싸움을 하는 낚시에서 드론은 불가능을 가능케하며 보조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세계일보

■ 드론을 활용한 낚시

취재 전 강원도 고성군에서 약 20년간 낚시 배를 운영하는 지인 선장과 현지서 수십 년간 어업을 생계로 한 어부들에게 바다낚시에 관한 노하우를 물어보니 “물고기도 길을 따라 이동하며, 이 길을 파악해 미끼를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말은 물고기가 특정 장소에 모인다는 뜻으로, 바닷속 지형에 따라 어류의 분포가 달라지고 이에 따른 이동 경로도 일정 부분 반복되며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는 흔히 낚시꾼들이 언급하는 ‘포인트’라는 곳이다. 단순 낚싯대를 바다에 던져 물고기를 잡기는 상당히 어려운데, 수년간 바다낚시를 즐겼던 낚시꾼은 물론 현지서 뱃일하는 어부도 약 20~50만원하는 비싼 비용을 들여 바다에 나가 허탕 치기 일쑤인 것을 보면 ‘포인트’의 선정과 파악이 그날 낚시의 성과를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여기서 드론을 활용한 낚시의 장점이 드러난다.

최근에는 개인에게도 어군탐지기를 판매하고, 낚싯배를 이용할 경우 대부분 어선에는 어군탐지기가 부착돼 있어서 선장이 낚시 포인트로 이동한다.

이때 어군탐지기 정보를 바탕으로 드론을 활용하게 되면 사람의 힘으로 줄을 날릴 수 없는 먼 포인트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포인트의 이동도 리모컨으로 조작으로 쉽게 가능하여 어군 공략이 가능해진다. 이는 민물낚시에서도 적용된다. 참고로 배는 포인트에 도착하면 시동을 끄고 움직이지 않는다.

또 드론에 부착된 카메라가 리모컨 상단 액정화면에 바다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하여 수면에 근접한 물고기 떼를 발견하고 미끼를 투여하는 등 상황에 따른 공략이 가능해진다.

■ 전문지식 값비싼 드론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드론을 활용한 낚시법은 생각했던 것보다 단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문가를 비롯해 최연소 참가자인 16세 남학생도 있었다.

드론 조작을 위해 “기초 연습은 필요하지만 연습이나 조작이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대회 참가자들이 말했다.

실제 행사장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공간과 부모와 함께 행사에 참여하며 준비한 드론을 하늘에 띄워 놀이로 즐기는 어린이들도 많았다.

또 드론의 경우 200만원~300만원 하는 고가 제품도 많았지만, 50만~70만원 하는 중저가 제품을 이용한 참가자도 다수였다.

드론이 포인트로 미끼를 날리는 역할이 주인 것을 보면, 낚시 이외의 사용이 아니라면 꼭 값비싼 드론을 살 필요는 없다. 다만 비싼 제품은 액정으로 실시간 화면을 전송하거나 사진,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기능 면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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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용 드론. 액정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전송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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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가형 드론. 드론의 활용이 포인트로 미끼를 날리는 역할이 주인 것으로 볼 때 꼭 값비싼 드론을 살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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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낚시경력 2년 차인 중학교 3학년 학생. 멀리 전라남도 광주에서 부모님과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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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최연소 참가자. 대회참가 아니더라도 부모님과 함께 온 학생들이 많았다.


■ 드론 낚시 주의할 점은?

한편 이날 행사는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드론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면서 낚싯줄에 날개가 파손되는 문제가 있다.

바람이나 드론 조작 미숙 또는 실수로 드론 프로펠러에 낚싯줄이 엉키게 되면 추락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드론이 사람을 향하면 상처를 입을 수 있어서 안전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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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한 어린이들이 119 구급대가 진행한 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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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줄이 드론 날개에 걸려 대회를 포기하게 된 참가자. 이날 다소 강한 바람으로 드론 날개가 손상되는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기기에는 영향이 없었다. 날개를 교환하는 수준이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드론과 낚시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개최 전부터 드론 업계와 낚시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드론을 전문으로 하는 마니아를 비롯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모여 일부 계층의 축제가 아닌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행사로 의의를 더했다.

가족 3대가 함께한 팀은 “평소 바쁜 일상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고 마음에 걸려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가족과 낚시를 즐기며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온 가족과 함께한 이번 행사에서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학생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 대어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다. 가족이 모여 함께 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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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함께한 참가자 가족. 이들은 "물고기를 잡기보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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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도움을 받으며 어린이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또 드론을 날리기 위해 부모를 돕고 대화하는 등 가족 간 훈훈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는 드론을 공중으로 날리며 낚싯줄을 잡아주고 착륙하는 드론을 안착하는 등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즐기는 낚시가 아닌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드론 낚시가 대안이 될 거로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대부도 드론낚시 현장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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