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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노르웨이, '브렉시트' 영국에 유럽경제지역 합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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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영국 결정하면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 돼"

EU 빠진 채 단일시장 접근? "대가와 혜택 있을 것"

연합뉴스

노르웨이 총리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노르웨이가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벌이고 있는 영국에 자국이 회원으로 있는 유럽경제지역(EEA) 합류를 제안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에 유럽경제지역 가입을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후 EU에는 속하지 않은 채 단일시장에는 남는 이른바 '노르웨이 모델' 선택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솔베르그 총리는 EEA가 영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으며 언제든 영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바로 가입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이 합류한다면 잘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국이 합류하면) 우리 쪽에도 협상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며 "영국에 대한 노르웨이의 접근도 수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은 노르웨이의 최대 교역국으로, 노르웨이로부터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등 비(非) EU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으로, EFTA가 EU와 EEA를 맺어 EU 단일시장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갖고 있다. 스위스는 EEA에 동참하지 않았다.

EU 단일시장을 누리는 대가로 노르웨이는 EU 규제를 따르고, 노동의 자유이동도 보장하고 있다.

그동안 노르웨이의 외교가와 기업들은 영국이 EEA에 합류하면 소국들로 구성된 모임의 성격이 왜곡되고 자국의 농업과 어업을 보호하려는 노르웨이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질 것이라며 경고해왔다.

노르웨이의 한 기업가는 영국이 합류하면 "우리는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에서 여전히 꽤 작은 연못의 작은 물고기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영국에서 이뤄지는 브렉시트 이후에 관한 논의에서도 '노르웨이 모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논의를 위해 15일 각료회의를 소집했다.

메이 총리는 EU 노동자들의 장기적 자유이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EU 단일시장에 남는 것에 반대해왔다.

영국 상원은 브렉시트 후 EEA에 가입하는 안을 지난 주 통과시켰으나 이 안은 하원에서 부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솔베르그 총리와 노르웨이 정치권에서는 노동의 자유이동을 보장해야 하고 거의 모든 EU 규제를 따라야 하며 계속 EU 예산에 국고를 보태야 한다는 점에서 영국의 EEA 가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었다.

솔베르그 총리는 "브렉시트에 앞서 이전 논의에서 어려움을 야기했던 몇 가지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영국의 EEA 회원자격에 "비용편익(대가와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동력은 EU의 규제 간섭에서 벗어나고 장기적 이주노동을 독자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노르웨이는 EEA 회원국으로서 EU 법규를 거부할 권리를 원칙적으로 보유하지만 EU의 맞대응을 우려해 한 차례도 그 권한을 행사한 적이 없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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