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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호남고속철 '지하 공동' 발견 지점 교량 '균열발생'…안전성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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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황룡면 호남고속철 와룡천교 아래서 800㎥ 지하 공동 발견

고속철 와룡천교 균열발생…시민단체 "지하 갱도 발파진동이 원인"

뉴시스

【장성=뉴시스】이창우 기자 = 26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일대를 지나는 호남고속철도 인접 구간에서 발견된 '800㎥' 규모의 지하 공간을 전문용역업체가 장비를 동원해 그라우팅 공법으로 메꾸고 있다. 2018.04.26. lcw@newsis.com


【장성=뉴시스】 이창우 기자 = 전남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일대를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와룡천교 지하에서 '800㎥(폭 35~40m·깊이 19.1m)' 크기의 대규모 지하 공동이 발견된 이후 시민단체가 안전성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나섰다.

지하 공동이 발견된 지점은 고려시멘트가 운영하는 석회석 채굴용 건동광산과 인접한 지역으로 지난 2008년 6월과 2017년 6월 인근 농경지에서 대형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잇따라 발생했던 곳이다.

특히 이곳에 개설된 고속철도는 하루 평균 KTX 66회, SRT 40회가 운행되고 있어 고속철도와 인접한 지하 공동이 무너져 내렸을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앞서 뉴시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지난달 27일 <[지역이슈]호남고속철도 지하에 '800㎥ 공간' 발견…안전성 공방>으로 단독 보도했다.

장성시민연대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 운반용 지하 연결통로 공사가 진행 중인 호남고속철도 장성 황룡면 와룡천교 지하에서 지난달 5일 공동이 발견된 데 이어 해당 지점 지상 고속철도 교량에서 균열이 발생돼 보수공사가 진행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려시멘트 측이 호남고속철도 지하를 가로지르는 '석회석 운반용 차량 작업 통로(갱도)' 개설 도중에 발생한 '발파 진동'이 지하 공동과 교량 균열 발생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지하 통로는 고려시멘트 측이 고속철도 건너편 지하에 매장된 석회석을 채굴해 트럭으로 운반하기 위한 용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협의한 구간을 따라 지하 150m 지점에 '폭 10.7m×높이 7.6m', 길이 400~500m 규모로 개설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5일 철도시설공단은 고속철도 와룡천교 주변 지반침하 원인을 조사하면서 지하 23~31m에서 길이 35~40m, 800㎥ 규모의 지하 공동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장성=뉴시스】 이창우 기자 = 14일 오전 전남 장성시민연대 사무실에서 열린 호남고속철도 지하 자연공동 발생 긴급 기자회견장에서 이상득 전 목포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오른쪽)가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 운반용 지하 연결통로 공사가 진행 중인 호남고속철도 장성 황룡면 와룡천교 지하에서 지난달 5일 동공이 발견된데 이어 해당 지점 지상 고속철도 교량에서 균열이 발생돼 보수공사가 진행된 흔적이 발견됐다며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18.05.14. lcw@newsis.com


공동 규모는 레미콘 133대 분량(1대 6㎥)으로 현재 철도시설공단이 전문 용역업체에 의뢰해 그라우팅 공법으로 강제 메우기 작업을 하고 있다.

당시 공단 측에서는 "지하 공동이 수백 년에 걸쳐 진행된 자연 침식현상에 의해 발생된 것"이며 "지하공간이 단기간에 확장되거나 붕괴될 우려는 없고 고속철 운행 안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하 공동이 발생한 곳의 지질은 '실트(silt·모래보다 작고 점토보다 큰 토양입자)·모래·점토·자갈' 등으로 구성된 충적층(하천에 의해 퇴적물이 쌓여서 생긴 굳지 않은 퇴적층)과 규암 지대로 지하수 유입이 쉽고 비교적 지반이 약한 층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장성 황룡면 와룡천교 지하 공동은 올해 이뤄진 '호남고속철도 안정성 검토 용역' 결과 고려시멘트 측이 건동광산 지하 연결통로 공사를 진행할 경우 '공간이 더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돼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의 지하 공동은 호남고속철 노선을 확정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실시한 지반조사에 이어 2014년 실시된 '고려시멘트 석회석 채굴용 건동광산 발파진동에 의한 호남고속철도(5-2공구) 선로 영향평가'를 위한 정밀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장성시민연대는 "호남고속철 노선 확정 전, 두 차례나 이뤄진 정밀조사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던 지하 공동이 지하통로 개설을 위해 4년간 발파를 진행한 이후 시점인 지난 4월에 발견됐다는 것은 고려시멘트 측이 건동광산과 고속철 건너편 새로운 광산을 연결하는 지하터널 개설공사 도중에 발생된 발파 충격이 원인으로 추정 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장성=뉴시스】신대희 기자 = 장성시민연대는 13일 성명을 내고 고려시멘트는 싱크홀 현상에 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인근 장성군 황룡면 와룡리 농경지에 발생한 지반 침하 현상은 광산 운영(발파·채굴 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반침하 현상 발생 모습. 2017.12.13. (사진 = 장성시민연대 제공) photo@newsis.com


이들은 "황룡면 와룡리를 경유하는 '호남고속철도 안정성 검토 용역' 당시 지하통로 개설에 의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하 130m까지 탐사·시추조사를 했어야 함에도 실시하지 않았다"며 "감사원 감사 청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연대는 "장성군은 호남고속철 와룡천교 지하에서 발견된 공동 발생 원인이 투명하게 규명될 때까지 고려시멘트 채굴권과 도로 점용권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상득 목포대학교 전 환경공학과 교수는 "고속철이 지나는 땅속 직하부에 덤프트럭 2대가 교행 할 정도의 규모가 큰 작업통로를 개설하는데 충격이 미치는 발파공법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고속철 안전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고속철과 같은 안전이 우선시 되는 구간에서는 발파방식이 아닌 충격 최소화를 위해 쉴드공법(shield method·회전방식 드릴로 터널을 굴착하는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시민연대는 이날 농경지 대형 땅꺼짐 현상이 잇따라 발생된 장성 황룡면 와룡리 고려시멘트 건동광산 주변 농경지에 굴삭기를 동원해 굴착을 하고 지반침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할 예정이다.

고려시멘트 관계자는 "장성시민연대 측이 의혹을 제기하는 지하 작업통로 개설공사는 철도시설공단과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현재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작업을 하지도 않았는데 발파 충격을 주장하는 것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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