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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주총 3대 변수…미래가치·주가·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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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자문사, 미래 비전 평가 따라 투자자 결정 영향
국민연금, 9.82% 지분 보유…표대결의 '캐스팅보트'
주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아래면 '반대' 몰려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분할ㆍ합병을 앞둔 현대모비스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존속 모비스의 정기성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지속적인 주주친화정책을 약속하는 등 29일 현대모비스의 주총에서 분할ㆍ합병안의 통과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무사 통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 주가 그리고 국민연금이 어느 손을 들어줄지가 오는 29일 예정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ㆍ합병 주주총회 결과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14일부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현대모비스 분할ㆍ합병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들 자문사가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놓은 미래 비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가 투자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이날부터 15일간 주주들의 분할ㆍ합병안 반대의사 표시가 진행된다. 현대모비스 주주들은 오는 14일부터 임시주총이 열리기 전인 28일까지 15일 동안 분할ㆍ합병 반대 의사를 증권회사 등 위탁 창구에 통보해야 한다.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ㆍ합병안이 통과되면 6월 18일까지 권리 행사신청서를 위탁기관에 제출해 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주식대금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아차(16.88%)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두 번째로 높은 지분 비율이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그룹 측 우호 지분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 개인 지분(6.96%)을 포함해 기아차(16.88%), 현대제철(5.66%), 현대글로비스(0.67%) 등 총 30.17%다.

분할ㆍ합병이 성사되려면 의결권 있는 주식을 든 주주가 3분의 1 이상 참석하고 참석 지분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가장 중요한 주주인 국민연금이 아직 분할ㆍ합병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며 "국민연금이 표 대결에서 현대차그룹의 방어가 가능할지를 결정할 '키'를 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주가 역시 또 다른 변수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모비스의 주가는 24만500원으로 전일대비 1.48%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종가기준 23만7000원을 기록하며 분할ㆍ합병 계획 발표 직전(3월 27일 24만5000원)보다 3.27% 낮게 형성됐다. 지난 10일 종가는 23만1500원까지 떨어지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인 23만3429원을 밑돌았다.
주식매수청구권은 분할ㆍ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에 보유 중인 주식을 행사가격에 사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대모비스 주가가 주총 직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아래로 떨어지면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팔려는 수요 때문에 반대표가 몰릴 수 있고 다른 주주들의 반대 명분도 높아진다.

현대모비스는 분할ㆍ합병 반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한도를 2조원으로 설정했다. 반대 주주 9%가량을 흡수할 수 있는 규모로, 만일 9% 이상의 주주들이 반대해 현대모비스가 지급해야 하는 대금이 2조원을 초과하면 분할ㆍ합병 계획을 철회하거나 다시 논의하게 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떨어지면 분할ㆍ합병의 변수가 된다"면서 "회사에서 5번에 걸친 설명회를 가졌지만 합병 비율과 목적에 대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이 추가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분할ㆍ합병 예정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내놓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방침을 밝힌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지속적인 주주 친화책을 약속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가 그동안 발표한 주주친화정책에 대해 여전히 일부 주주들이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공개된 주주 친화책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사업 전망을 구체화한 것은 긍정적이나 계획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신뢰를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어 수주나 글로벌 선도업체들과의 제휴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면서 "또한 최근 현대모비스 주가가 부진한 점을 감안할 때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그룹이 주주환원정책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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