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입에 필요한 연간 평균 이자비용이 5년 만에 1000만원을 돌파했다. 경기와 인천의 경우 연간 500만원대의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돼 서울 절반 수준이었다.
■아파트 구입시 이자비용 연간 547만원
14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한국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아파트 구입시 평균 이자비용은 연간 54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423만원에) 비해 124만원 29.3% 상승한 수치다. 도시 2인가구의 연소득 상승률(2.2%)보다 무려 13배나 높다. 직방은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하는 실거래가 평균가격의 50%를 대출로 가정하고,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기준을 적용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매입에 필요한 연간 평균 이자비용은 2017년 1077만원으로 2012년 1093만원 이후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 2016년 812만원과 비교하면 32.6% 증가했다. 이에 비해 경기와 인천은 544만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2016년 대비 증가율도 27.2%로 서울 대비 낮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기대감 덕분에 경기·인천보다 높은 이자비용에도 강남3구 등 고가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매매시장의 호황이 이어졌다"며 "다만 추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아파트 구매자들은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미 연준은 금리를 현행 1.5%에서 1.75% 수준을 유지키로 결정하면서 금리인상의 핵심 조건인 물가 상승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3월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3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 '불가피'…"금융비용 증가 탓 심리 위축 전망"
이 탓에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16년 저점 이후 점차 상승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018년 3월 3.45%까지 상승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7.00%의 절반 수준이지만, 금리인상으로 아파트 구매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부분은 주택 구입 수요에 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함 랩장은 "장기간 이어진 아파트 매매시장의 호황국면은 정부의 대출완화 정책과 함께 저금리라는 환경이 결합되면서 나타났다"며 "장기간의 거래공백으로 발생한 전세의 매매전환 수요가 호황을 촉발했지만 이후 나타난 가격 급등은 우호적인 금융시장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과 함께 나타나는 금융비용 증가는 이전 10년 동안은 경험하지 못한 환경으로, 그간 금리인한에 따른 금융비용 하락 경험이 비용부담 증가로 전환될 경우 심리적으로 수요자들이 더 크게 위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매매 뿐 아니라 전세시장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가 지속된 지금까진 세입자는 기존 전셋집의 보증금이 상승하면 대출을 통해 해결해왔다.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상승한 전세 보증금을 메우는 게 새로운 전셋집을 구하기 위한 이사비용과 중개비용보다 금융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만약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상황은 180도 바뀔 수 있다.
함 랩장은 "여기에 입주물량 증가로 이주할 수 있는 전세 물건이 증가하면 세입자는 전세금 인상을 감수한 재계약 보다는 다른 아파트로의 이동을 선택할 수 있다"며 "따라서 금융시장 환경 변화는 매매와 전세 양쪽에 부담이 증가돼 주택시장 과열을 식힐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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