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풍경을 배달하는 사진작가, 오늘도 풍경을 만나러 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풍경 택배 작가’ 김도형 사진전 ‘풍경이 마음에게’

5월 21~2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윤갤러리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그의 풍경사진을 보고 위로를 받고 힐링이 되었다는 댓글을 보고 그는 자신의 사진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틈만 나면 촬영하러 떠난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새벽에 철원 한탄강 송대소 주상절리에 아침 햇살이 비치기를 기다렸던 시간,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서 있기도 힘들었던 대관령 설원 위에서 눈보라가 날리는 장면을 위해 기다렸던 시간도 그런 이유로 행복하기만 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풍경 택배 작가’라는 김도형은 전국 각지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한다. 30여 년간 찍은 사진 중에 풍경만을 떼어내어 엄선한 30여 점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김 작가는 초등학생 시절 쥘 베른의 소설 ‘15소년 표류기’의 주인공이 뱃전에서 망원경으로 먼 바다를 살피는 삽화를 보고 렌즈를 통해 본 세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소풍갈 때 사진관에서 빌려주던 국민 카메라 ‘올림프스 하프사이즈 펜’을 한 대 사서 사진을 찍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비용이 수월찮게 드는 사진을 전공(경성대 사진과)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의외로 선뜻 동의해 주셨다. 알고 보니 그때가 전 국민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기간이어서 사람들이 주민등록증에 붙일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구름같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 광경을 본 아버지가 사진의 미래를 낙관한 덕분이었다.

졸업 후 서울신문 사진부에 입사했다. 사진이 내 개인의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평가받는 책임 있는 사진이어야 한다는 각오로 한 컷 한 컷 정성을 다해 찍었다. 그런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1997년 그는 한국보도사진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는 그동안 풍경사진에 관한 한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그곳이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늘 동트기 전에 현장에 가 있는 내 부지런함에 대한 보답이었다고나 할까. 들판의 고목을 찍을 때 하늘을 뒤덮을 듯이 많은 철새 떼가 갑자기 나타나 고목 위를 날아갔고, 강화의 소나무 군락을 찍으러 갔을 때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가 끼어 몽환적인 수묵화풍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동아일보

김도형 작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오늘도 풍경을 찍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풍경을 만나러 간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전시 : ‘풍경이 마음에게’
일시 : 2018년 5월 21일(월)-28일(월) (오전 10시-오후 7시)
장소 : 윤갤러리(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7)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