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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이란 핵협정'으로 미국-유럽간 유대관계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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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경제제재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

뉴스1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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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로 인해 미국과 핵협정 잔류를 선언한 유럽 국가들 간의 유대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지난주 미국은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이 이란과 거래한다면 미국의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조만간 새로운 협정 체결을 위해 유럽 외교관들과 접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을 경제 제재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해 유럽과 새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미국이 핵협정에 잔류한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 제재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부여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주 목적은 이란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고 오는 것. 하지만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위반하는 국가나 기업들에게 제대로 불이익을 가하지 않으면 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제재를 확실히 하지 않을 경우 다른 국가들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공공연히 무시할 가능성이 생긴다. 과거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도 유럽이 동참하지 않으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미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가차없이 경제제재를 가해도 문제가 된다. 유럽 정상들과의 외교 관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미국이 다른 외교 정책을 시행하는 데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유럽이 미국의 경제제재를 충실하게 따를 경우, 미국과 다소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중국이 이득을 보는 경우의 수도 발생한다. 프랑스 석유업체 토탈은 이란국영석유회사(NIOC)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려고 했으나 협력 대상을 중국천연가스집단(CNPC)로 변경할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나스 파렐로 플레스너 덴마크 전 외교관은 WSJ에 "이 상황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유럽과 미국이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더 반영한 새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경제제재를 당한 유럽 국가들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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