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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伊 극우정부 탄생 눈앞...오성운동·동맹 "총리 후보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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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런던=AP/뉴시스】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오성운동 대표가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웃고 있다. 이날 디 마이오 대표는 기업가 및 투자자를 만나 이탈리아 경제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주장했다. 2018.02.0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서유럽 사상 최초의 완전한 극우·포퓰리즘 정부 실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13일(현지시간) AFP, AGI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당은 이날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총리 후보자를 전달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대통령 집무실에 전화를 걸어 오는 14일 총리 이름을 포함한 정부 구성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보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날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도 성명을 통해 "디 마이오 대표와 역사를 썼다"고 밝혔다.

AFP는 마타렐라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의 임명을 수락하면, 며칠 내로 정부가 구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디 마이오 대표는 살비니 대표와의 협상 이틀째 날, "총리 후보자는 기술자(a technician)가 아닌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총리 후보자에 대해 동맹당이나 오성운동 소속이 아닌 제 3당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초 지난 3월 총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우파연합(37%)과 단일 정당으로 선두를 달린 오성운동(33%)이 손을 잡은 연정 탄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으나 우파연합 내 전진이탈리아당을 이끄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거취를 둔 입장 차로 협상이 결렬됐다.

오성운동은 부패와 성추문 등으로 얼룩진 기성정치의 상징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포함된 어떤 정부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역시 오성운동을 비민주적 정당이라며 비판하면서 연정에 반대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연정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이대로 종결되는 듯 했던 우파연합의 동맹당과 오성운동 간 연정 협상 상황은 급격한 반전을 맞았다.

오성운동·동맹당 정부는 유로회의주의(Eurosceptism)를 기반으로 친러시아, 반이민 정책을 펴면서 유럽연합(EU) 개혁 및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정부 구성의 향방에 EU가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다.

특히 북부동맹에서 최근 당명을 바꾼 동맹당은 '이탈리아 퍼스트(Italians First)'를 내세워 이슬람교와 이민자의 침략에 맞서 이탈리아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세운 오성운동은 기성정치에 반발해 출범한 대중주의 정당이다. 반(反)엘리트주의를 내세우며 좌우를 아우르는 사실상 직접 민주주의를 지향했다. 저소득층 노동자와 실업자 등을 위한 복지지출 확대를 기본 노선으로 해 EU의 경제정책과 충돌할 전망이다.

특히 극우와 포퓰리즘의 확산이 이탈리아와 유사한 이민자의 관문 국가이자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로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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