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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멸종위기종 1급 산양, 로드킬 발생…"정부 보호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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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경상북도 울진 지역에서 로드킬 당하거나 아사해 잇따라 폐사체로 발견됐다.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울진에서 폐사한 산양은 54개체로, 매년 폐사하는 산양이 발생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은 미진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1시30분께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삼근리에서 불영사 방향 36번 국도를 순찰중이던 자율방범대원은 로드킬 당한 산양 사체를 발견해 신고했다. 암컷 1년생으로 자동차 충돌 충격으로 왼쪽 뒷다리 골반이 깨지고 살이 터진 상태였고 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틀 후인 8일 경북 울진군 북면 구수곡자연휴양림 인근에서 또 다시 산양 폐사체가 발견됐다. 웅녀폭포 주변을 지나던 탐방객이 발견해 신고했고, 다음 날 한국산양보호협회울진지회와 울진군 문화관광과에서 사체를 수거했다. 발견된 산양은 수컷 2~3년생으로 먹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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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울진 구수곡자연휴양림 인근에서 발견된 산양 폐사체/사진=한국산양보호협회울진지회


최근 5년 사이 36번 국도 삼근리-대흥리 일대는 산양이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다. 이번에 로드킬이 발생한 36번 국도는 산양 핵심서식지인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역과 울진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을 관통하는 도로다.

산양의 주 활동 시간이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이른 새벽과 늦은 밤이라는 점, 36번 국도가 곡선 구간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산양의 도로 출몰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로드킬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36번 국도 직선화 공사의 영향으로 서식지 일부가 위협받은 것인지 아니면 좁아진 서식지를 회복하려는 것인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산양 서식지 변화상과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면밀히 진행하고 관계기관 합동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8일 폐사체가 발견된 구수곡자연휴양림 웅녀폭포 인근은 작년 3월에도 탈진한 산양이 발견된 곳이다. 당시 구조된 산양은 치료시설로 이송하였으나 구조 하루만에 폐사했다.

녹색연합 측은 "산양이 자주 폐사하는 시기, 장소 등을 조사·분석하고 탈진·폐사를 막기 위한 예방적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법적보호종의 보호·관리를 민간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울진·삼척 산양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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