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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남경필, "기울어진 운동장 국민 바로 잡을 것"…"가족 폭언 파트너 인정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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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6년 보수 적폐 허물 적임자"…"민의 살피고 겸허히 받아들 일 것"

CBS노컷뉴스 김양수·윤철원 기자

'이미지 정치' 이재명 최대 약점…공격나선 남경필

노컷뉴스

왼쪽부터 경기도지사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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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직을 놓고 16년간 불패의 신화를 써내려온 보수진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높고, 선거 전날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치 평론가들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선전을 벌이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여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에 비해 중도·보수 진영의 정계개편과 분열로 인해 세가 약해진 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재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남 지사는 현재의 판세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식하면서도 "국민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춰주는 놀라운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남 지사는 또 청년배당과 무상교복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복지주의자인 이 후보와 진검승부를 앞두고 신규 일자리 70만 개 창출과 협치 등을 내세우며 경제·연정도지사로 승부수를 던졌고 합리적 중도와 보수층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남 지사 캠프는 지난해 연말 기준 1030만여 명에 달하는 만 19세 이상 경기도민 가운데 50대 이상이 426만여 명(41.3%)인 점도 6·13 지방선거의 변수로 보고 있다.

◇ 南 "일자리 창출 경제 살리기와 협치"vs李 "불공정·불평등 타파와 서민경제 희망"

남 지사는 지난 9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한 뒤 연일 "신규 일자리 70만 개 창출과 문재인 정부와의 적극적인 협치를 통해 경기도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중심이 되겠다"며 경제·연정도지사론을 부각하고 있다.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도움이 되겠다. 여야와 지방과 중앙정부가 서로 협력하면서 생산적인 경쟁을 하는 리더십을 보이겠다"며 "선거가 다가오면 유권자들은 후보의 리더십을 냉정하게 바라볼 것이며 승리를 믿는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남 지사는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선도 혁신생태계 구축 ▲일자리 걱정 NO! 기본근로권 보장 ▲소상공인의 든든한 파트너 ▲농축산물 판로 걱정 노(no) 경기도가 팔아드립니다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또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의 혁신 DNA를 이식한 테크노밸리를 경기도내 15곳에 조성, 30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강소기업 등을 육성해 7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복안도 내놓았다.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이종구(52)씨는 "이재명 후보는 너무 인기주의인거 같다. 복지도 좋지만 실현 가능한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남 지사가)지난 4년 동안 큰 문제 없이 잘 했다고 생각한다"며 남 지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이 후보는 보수불패의 16년 동안 쌓여 있던 경기도내의 구태와 기득권층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불공정과 불평등을 타파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서울 변방' 아닌 '대한민국 중심' 경기도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만들고 경기북부를 한반도 경제공동체 출발지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 지원 ▲'서민경제 희망' 지역화폐 확대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 ▲초등생 치과주치의제 등 성남형 복지 성공모델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남북이 각각 경의·경원선 축으로 관광물류 개발 벨트를 연결하는 통일경제특구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수원에 사는 김지혜(여·26)씨는 "이 후보는 어려웠던 가정환경 때문인지 서민들 애환을 잘 헤아려주는 것 같다"며 "사이다 발언도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줘 좋고, 여성과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도 마음에 들어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 보수불패 16년 경기지사…높아진 연령대와 북미정상회담 결과 '변수'

2002년 제3회 6·13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손학규 후보가 174만4,291(58.37%)표를 얻어 107만5243(35.98%)표에 그친 새천년민주당 진념 후보를 앞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경기도는 보수성향이 높은 50대 이상 유권자는 32.7%(221만6,553명)에 불과했지만 총 유권자 677만7575명 가운데 44.6%(302민4844명)의 저조한 투표율 속에 보수불패 16년의 서막이 시작됐다.

이어 2006년 제4회 5·31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과 진보진영이 3명의 후보를 내세우면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59.68%(218만1677표)로 낙승했다.

2010년 현직인 한나라당 김문수 지사가 출마한 제5회 6·2지방선거에서는 출구조사 결과 진보·중도 단일후보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앞섰지만 개표 결과, 김 지사가 52.20%(227만1492표)를 차지하며 47.79%(207만9892표)를 얻은 유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4년 제6회 6·4지방선거에서는 4·16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정권 심판론이 일었지만 결국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가 50.43%(252만4981표)를 득표하면서 49.56%(248만1824표)를 얻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에게 4만3157표 차의 신승을 거뒀다.

재선을 노리는 남 지사와 여당의 이 후보의 양자구도로 펼쳐질 제7회 6·13지방선거를 한달 앞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남 지사를 크게 앞선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보수불패 16년 동안 보수성향이 높은 경기도 유권자들의 고령화는 지난 2002년에 비해 심화됐다.

실제로 2002년 50대 이상 유권자는 32.7%(221만6,553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연말 기준 만 19세 이상 선거연령 경기도민 1040만778명(경기도 인구통계) 중 50대 이상은 41.0%(426만6,288명)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판세가 막판까지 이어질지 예측이 쉽지 않고 선거 하루 전날 열리는 북미회담의 결과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여론조사에 반영 안 된 '숨은 보수표'가 상당히 만만치 않다"며 "경기도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민의를 살피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南 이슈 없어 '조바심', 李 이미지 흠집날라 '조심'

선거 전문가들은 두 후보간의 격차가 지금보다는 좁혀지겠지만 판세가 뒤집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이 갈 길이 바쁜 남 지사에게는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대통령 지지율의 고공행진 속에 정당지지율도 더블스코어인 상황에서, 선거 하루 전날 북미정상회담까지 잡히면서 막판 호소마저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짙다는 것이다.

코리아리서치 원성훈 본부장은 "역대 지방선거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라며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높고, 민주당의 정당지지도도 높은 상황에서 한국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어 남 지사로서는 더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역대 선거 가운데 '정권 심판론' 같은 프레임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점도 남 지사 입장에서는 악재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번 선거만큼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는 선거는 없을 것"이라며 "이슈가 없는 게 남 지사를 더 힘들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이 후보에게도 불안 요소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후보의 최대 약점은 촛불·탄핵 정국과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인지도를 급격히 높힌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앞서 공개석상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을 공개할 수도 있다"며 으름장을 놓은 이유도 이미지에 흠집을 내 승부를 보겠다는 전술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불씨가 남아 있는 혜경궁 김씨 논란과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전 운전기사 부부의 성남시와 산하기관 취업 특혜 의혹 등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정의, 공정사회, 소통 이런 것들이 이재명의 이미지"라며 "의혹이 증폭되거나 사실로 밝혀지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 지사는 지난 13일 민주당 이 후보의 '가족 폭언 음성파일'을 언급하며 "후보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자신의 친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 폭언 음성파일을 이틀 전에 들었다.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공세를 펼쳤다.

남 지사는 그러면서 "파일의 내용은 인간성 말살이고 여성에 대한 폭력, 권력에 의한 갑질"이라며 "지난 금요일 저녁에 들은 음성파일 4개의 공개 여부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가슴 아픈 가정사를 더 이상 선거에 악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후보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음성 파일'은 이 후보 셋째 형이 시정관여 및 이권개입을 수차례 시도하고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생기는 과정에서 셋째 형 부부가 어머니에게 패륜을 저질러 이에 대해 항의한 것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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