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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파업·임단협·환율 하락..현대重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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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악재에 정상화 '빨간불'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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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최근 수주 훈풍에 힘입어 부활에 돛을 올렸지만, 올해 넘어야 할 파고들은 여전히 높을 전망이다. 조선업계 공통적으로 환율하락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대외적 악재를 견뎌내야 할 뿐더러, 노조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유독 현대중공업만이 끌어안은 난제로 꼽힌다.

1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8일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갖고 오는 15일 2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2차 교섭을 시작으로 매주 2회씩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가동될 전망이다. 상견례 자리에는 강환구 사장, 송명주 금속노조 부위원장,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을 비롯 노사 교섭위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6년도와 2017년도 2년치 임금 협상을 두고 긴 시간 갈등을 빚어온 전례가 있었던 만큼 올해 임단협 역시 합의점을 찾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674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금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했고, 이에 사측은 기본급 동결 및 경영정상화까지 기본급 20% 반납 등을 담은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미 노사는 지난달 실시한 희망퇴직과 관련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6일부터 29일까지 희망퇴직을 했으며 노조 추산 500여명이 지원한 상황이다. 노조는 이에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전개하고 투표율 57.06%에 찬성표 90.59%를 받아내며, 향후 ‘합법적 파업’을 예고했다.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자칫 경영정상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우려가 제기된다. 가뜩이나 일감이 없는 상황에서 파업까지 전개될 경우 그나마 최근 나오기 시작한 수주전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업황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현재까지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척, VLGC(초대형가스운반선)·LNG선 등 가스선 5척 등 총 7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저가수주를 피하고 수익성이 담보된 양질의 수주만 확보했다는 설명이지만, 지난해 1분기 6척과 차이가 없는 여전히 적은 수준의 물량이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신규 수주 물량은 전무하다.

특히 최근 환율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악재마저 부각되며 그야말로 파업·임단협에 이어 삼중고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선박 건조비용의 최대 20%까지 차지하는 후판 가격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또 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에 더해 환율하락에 따른 고정비 증가 역시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사들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이에 강 사장은 노조와의 임단협 상견례 자리에서 “수주절벽의 여파가 올해 본격적으로 닥치고, 회사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놓여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노사가 올해 교섭을 계기로 서로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힘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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