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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TF초점] 트럼프, 철강 이어 車에도 관세 압박…현대기아차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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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거론해 자동차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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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서 만들어서 수출하라" 글로벌 업체에 주문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자동차업체 최고경영자를 한 자리에 불러 수입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앞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매겨 글로벌 철강 업체에 반발을 산 데 이어 이번엔 자동차 분야로 통상전쟁의 전선을 넓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업체와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 대표들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수입차 관세 부과 방침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서 차량을 많이 생산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라"며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등 미국에서 생산물량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이어 수입 자동차에 20% 관세를 부과하고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크라이슬러 대표가 멕시코 공장을 미국 미시간주로 옮기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 방에 있는 사람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국 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서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몇 차례 강조하면서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높이겠다고 압박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연합이 미국의 수입 철강 관세부과 조치에 보복할 경우 유럽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수입차 20% 관세 부과가 미국의 공식 방침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의 관세 장벽이 높아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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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FTA를 맺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한 20% 관세 부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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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부호무역주의와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유럽과 중국 등과 갈등을 겪고 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HO) 규정을 위반하지 않고 새로운 자동차 관세를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WHO 규정에 따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서 수입되는 승용차와 트럭에 각각 2.5%,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FTA를 맺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0% 관세 부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판매 물량의 50%가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한·미 FTA에 따라 한국 생산 차량이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가 면제되지만 미국이 FTA 개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일정 수준을 넘어선 물량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쿼터제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철강 관세의 경우도 다자무역질서에 위반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침해한다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관세를 부과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FTA를 맺고 있어 관세를 올리기 어렵다. 다만 다른 이유를 들어 고율 관세를 밀어붙일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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