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아내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패키지, 기차 자유여행으로도 다녀와 봤는데 이번 자동차 여행이 가장 좋았습니다. 가고 싶은 곳에 모두 갈 수 있고 기차, 버스 시간표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머물고 싶은 만큼 있을 수 있어서,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아내와 로맨틱한 드라이브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이유를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습니다.
열흘 동안 베네치아에서 시작해 중부를 거쳐 로마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베네치아 시내를 걸어서 구경하고 베네치아 비엔날레도 들렀다가 차를 빌려 본격적인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반나절 정도 머물렀던 북부의 소도시 베로나는 모든 것이 아름다웠습니다. 해마다 6월 말에서 9월까지 아레나(원형경기장)에서 오페라 축제가 열리는데 인기가 많으니 표는 미리 구매해야 합니다. 저번에 예매했다가 못 가서 이번엔 꼭 가고 싶었는데 매진되는 바람에 또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중부의 토스카나 지방입니다. 피렌체에 머물며 주변 소도시 피사, 시에나, 피엔차, 바뇨비뇨니 등을 구경했습니다. 자동차가 있으니 가지 못할 곳이 없었습니다. 포도밭이 펼쳐진 시골 길을 신나게 달리다 와이너리 투어도 하고,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배경이 된 발 도르치아 사이프러스 가로수길에서는 잠깐 차를 세워두고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며 산책을 했습니다. 영화에서 보던 시골 풍경을 유유자적 즐기면서 자동차 자유여행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가이드 없이 오롯이 둘만 떠나는 여행이라 준비도 많이 하고 갔습니다. 김상근 교수(연세대 신학과)의 EBS '인문학 특강' 르네상스 인문학 편과 '세계테마기행' 이탈리아 르네상스 여행 편을 챙겨 봤습니다. 덕분에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라 불리는 피렌체에서는 모든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성당과 미술관의 작품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문, 계단, 지붕 등 각각의 의미를 알고 보니 어찌나 정이 가던지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아름답다"는 시구절처럼 이번 여행에서는 이탈리아의 진정한 매력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좋았고 그 어떤 여행보다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의 팁을 하나 드리자면 고속도로 표지판이 우리나라와 비슷해 적응하기가 쉬운 편입니다. 다만 과속단속 카메라가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차 뒤편에서 찍으니 어디서 찍히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서두르기보다 여유를 갖고 안전 운전하시길 바랍니다.
[홍성원 웹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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