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딸아이에게 옷을 어떻게 사느냐고 물으니 90% 이상을 인스타그램 등에서 누군가가 올린 추천을 보고 구매한다고 한다. 많은 주부도 그렇게 한다. 젊은 세대는 화장하는 법, 게임하는 법도 고수들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익힌다.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1인 미디어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을 인플루언서(영향력자)라고 한다. 띵굴마님, 대도서관, 포니, 씬님 등이다. 이 중 한 명도 모른다면 요즘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지 못하는 셈이다. 마케팅 교수와 콘텐츠 전문가가 공저한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영향력, 인플루언서'는 인플루언서 현상에 대한 가이드북이다.
어떤 전업주부가 있었다. 살림에 관한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가 됐다. 띵굴마님이다. 인테리어, 옷, 음식 등 그녀가 소개한 물건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자 부정기적으로 그 물건들을 모아놓고 팔기 시작했다. 이른바 띵굴시장이다. 시장이 열리는 날엔 교통 체증이 일어날 정도이다. 박막례라는 할머니는 화장법, 쇼핑, 먹방 등 일상의 내용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구독자 35만명을 보유한 유명인이 됐다. 이들이 올리는 사진이나 영상은 엉성하고 조악해 보인다. 장난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제도권 콘텐츠와는 완성도 차이가 크다.
바로 그 엉성한 모습에 사람들은 나와 비슷하다는 유사성을 느끼며 끌린다. 유명 배우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인플루언서들은 친구처럼 친근하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오히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당황스러워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오히려 누군가의 안내에 수동적으로 따르기를 원한다. 인플루언서가 바로 그 역할을 한다.
인플루언서는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이다. 그들을 외면하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고객을 눈 뜨고 놓칠 수 있다. 그들과 잘 협력하면 원하는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자)를 이해하는 데도 요긴한 책이다.
이지훈 세종대 교수·혼창통아카데미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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