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삼성물산이 보유했던 주식 가치 평가 체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2015년 옛 삼성에버랜드와 옛 제일모직 합병을 전후해 사업보고서상에 개별 회사가 보유했던 주식을 제각각 다른 기준으로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로 지분 가치를 다르게 공시했고 시장에 잘못된 정보가 전달됐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삼성물산의 주식 가치 평가라는 비교적 간단한 문제로 보이는 사안에 대해 최근 정밀 감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의 주식 가치 평가에 대해 조사하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문제로도 재차 연결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이 합병에 이르기 전 제일모직이 46.3%, 옛 삼성물산이 4.9%를 보유하고 있었다. 최근 논란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도 해당 시점이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내다가 상장 한 해 전인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시장가로 변경해 순이익 1조9000억원을 내게 된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물산과 각 계열사 주식 지분 가치도 덩달아 상승할 수 있는 개연성이 마련된 시점이다. 이듬해인 2016년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이후 현재 지분 43.44%를 확보한 최대주주 권한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삼성물산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감리를 실시하면서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압박이 시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각종 사안에 대해 삼성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리위가 다가온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확전을 자제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삼성물산 등 감리 중인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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