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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혁신 없는 브랜드는 죽은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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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 마티아스 브레스찬 CEO

테니스 선수 정현 후원은 혁신 상징

비싼 시계보다 우수한 기술력 우선

'정현의 시계'. 올해 국내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시계를 꼽자면 단연 '라도'다.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4강에 진출하는 등 좋은 성적을 기록한 정현 선수는 인터뷰 때마다 라도 시계를 손목에 차고 나왔다. 2015년부터 차세대 스포츠 스타로 성장할 5명의 젊은 테니스 유망주를 후원해온 ‘라도 영스타 프로그램’으로 맺은 인연 때문이다.

이전에도 라도는 여느 시계 브랜드가 하는 것처럼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내세우는 대신, 스포츠 선수를 홍보대사로 후원해왔다. 지난 3월 스위스에서 열렸던 세계 시계·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에서 라도의 CEO 마티아스 브레스찬을 만나 그 스토리를 직접 들었다.

중앙일보

스위스 시계 브랜드 '라도'의 마티아스 브레스찬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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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정현 선수로 인해 한국에서 라도의 인기가 높아졌다. 스포츠 선수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후원해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
먼저 정 선수를 후원한 건 그가 ‘슈퍼스타’가 되길 바라서가 아니다. 그가 스포츠에 쏟는 열정과 정신 때문이다. 그것은 곧 ‘혁신’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Q : 혁신을 브랜드 철학의 주요 키워드로 꼽는 이유는.

A :
브랜드가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혁신하지 않는 브랜드는 죽은 것과 같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고, 또 남과 차별화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고 되돌아봐야 한다. 혁신에 따른 위험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두려움 없는 혁신이야말로 우리가 앞으로 나가는 방식이며 또 젊은 스포츠 유망주, 젊은 디자이너과 협업하는 이유다.



Q : 한국 시계 시장에 대한 분석은.

A :
15년 전 내가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오늘날의 한국 소비자는 매우 세련되고 또 혁신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을 만족시키려면 이제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이 매우 중요해졌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로운 소비자다.



Q : 라도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뭔가.

A :
우리는 '소재의 장인'이라는 메시지를 최우선으로 한다. 흠집이 잘 나지 않는 견고한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를 누구보다 앞서 개발한 라도의 혁신 정신과 기술에 대한 얘기다. 소비자에게 다가갈 때는 감성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예컨대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 시계를 '내구성이 좋은 견고한 제품'이라고 소개하는 대신 '이 시계는 20년 동안 착용해도 시계를 산 첫날과 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한다'고 말한다. 기술을 우선시 하기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정말 좋은 선물을 준비하려는 고객의 마음을 우리가 알고 있다는 감성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다.



Q : 세계 시계 시장은 어떤가.

A :
많은 시계 브랜드가 럭셔리를 지향하면서 오로지 가격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는 것 같다. 하지만 가격을 올릴 때는 그만큼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 가격만 올리는 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실제로 그런 브랜드들은 지난 몇 년간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지금의 소비자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가격과 기술력의 균형을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생각한다.



Q : 라도에도 고가의 시계가 있지 않나.

A :
라도는 100만원 대부터 가격을 책정한다. 바젤 부스를 돌아보면 이 가격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시계가 얼마나 많은 기술을 탑재하고 있는지를 알면 더 놀라게 된다. 예컨대 '하이퍼크롬 울트라 라이트 리미티드 에디션'은 초경량 하이테크 세라믹을 기본 소재로 하고 측면의 인서트에는 강화 티타늄을 사용했다. 이 시계만을 위해 개발한 라도의 익스클루시브 무브먼트는 알루미늄을 사용해 매우 가볍다. 가격은 300만원 대인데, 이런 기술과 소재를 사용하면서 이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브랜드는 우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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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 하이퍼크롬 울트라 라이트 리미티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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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라도하면 '세라믹'이라는 공식이 떠오른다. 새로운 세라믹 모델이 등장하나.

A :
하이테크 세라믹을 잇는 새로운 소재는 '컬러 세라믹'이다. 말 그대로 색을 입힌 세라믹인데, 도자기와 같은 특성의 세라믹이 만들어내는 색이 독특하고 아름다워서 최근 2~3년간 젊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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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세라믹을 사용한 라도 트루 씬 라인 네이처 컬렉션. 모래, 바다, 나뭇잎 등 자연에서 따온 색을 세라믹으로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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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올해 출시한 모델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시계는.

A :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시계는 '라도 하이퍼크롬 블랙 스켈레톤'이다. 섬세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바로 이 점이 내 개인적인 캐릭터와 잘 맞는다. 세계적으로 600개만 한정 생산한 시계여서 아쉽게도 나는 갖고 있지 않다. 물론 구매 욕심이 났지만 수량이 한정된 특별한 시계들은 소비자를 위해 남겨두는 편이다. 새로운 테니스 컬렉션 '매치 포인트'도 추천하고 싶다. 내가 평소에 즐겨 착용하는 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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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도 하이퍼크롬 블랙 스켈레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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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앞으로 계획은.

A :
혁신적인 시계 제작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6명의 젊은 남성 산업 디자이너들이 6개의 남성 시계를 디자인했다. 올해는 6명의 여성 디자이너와 협업한 6개의 신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바젤(스위스)=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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