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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의 난민 4만여명이 살고 있는 요르단 캠프가 있습니다.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것은 2011년입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민주화 운동, 이른바 '아랍의 봄'과 함께 시리아에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민족과 종교, 열강 간에 대리전으로 변질됐습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난민만 560만 명으로 시리아와 국경을 위아래로 맞댄 요르단에는 66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방문한 것은 시리아와 불과 50km 떨어진 '아즈락 난민 캠프'입니다.
요르단 정부와 현지 구호단체의 동의가 없으면 촬영이 불가능한 곳으로 이번 취재는 요르단군 정보요원과 월드비전이 동행했습니다.
난민들이 생활하는 주거용 컨테이너들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습니다.
캠프 안에는 이런 흰색 집들이 1만여 채 정도 있습니다.
캐러밴이라고 부르는데요.
저희가 시리아 난민 사미르씨 허락을 받고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나오는 공간은 부엌인데요.
안쪽에 싱크대를 만들었고, 옆에는 향신료와 각종 식자재를 갖추고 있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보면요, 제일 안쪽이 여자들의 방, 이쪽은 남자들의 방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방문했을 때 내어주는 응접실인데요.
바닥에는 카펫을 깔아놨고 벽에는 전자제품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에는요, 이렇게 애완동물도 키우고 있는데요.
시리아 난민들은 과거 자신들의 시리아에서의 삶과 비슷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수년 전, 자녀들과 함께 난민촌으로 들어온 사미르씨는 전기가 공급되면서 그나마 살만해졌다고 말합니다.
[사미르/시리아 난민 : 최대한 시리아에서 거주할 때처럼 꾸미려고 합니다. 가족들에게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마저 없었다면 아이들이 매우 힘들어했을 겁니다.]
아내와 7자녀를 키우는 왈리드씨는 캠프로 온 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참상의 악몽에서 살아갑니다.
[왈리드/시리아 난민 : 시리아는 조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전 이후에 우리가 서로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난민 캠프에서 누구보다 큰 위험에 노출된 것은 아이들입니다.
아즈락 캠프에 등록된 난민 5만 30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3만 명 정도가 미성년자입니다.
부모와 연락이 끊긴 채 따로 수용된 아동도 200명이 넘습니다.
고향과 가족을 잃은 아이들을 위해 구호단체들은 아동 정서 회복을 목표로 한 사업들을 진행 중입니다.
캠프 안에서 드물게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바로 축구장인데요.
사실상 사막과 같은 이 캠프 안에서 유일하게 인조 잔디가 깔려있는 곳입니다.
아이들은 잠시나마 이곳에서 뛰어놀면서 자신의 미래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시리아에서 프로축구선수였던 코치와 함께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땀에 젖습니다.
축구를 할 때만큼은 힘든 일상을 잊습니다.
[함자 : 모하메드 살라, 이바노비치,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벤제마, 가레스 베일, 라모스…(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메시죠.]
[함디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뛰고 싶어요. 제일 유명하고, 기술도 좋으니까요.]
우리나라 민간 지원으로 만들어진 교실도 있습니다.
캠프 안에 있는 유치원에서는 한국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미술과 음악 수업이 매일 진행됩니다.
현지시간으로 7일 영국 BBC 방송이 시리아 반군의 철수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지만, 난민들이 언제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김동주/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 : 재정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대중의 관심,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는지 찾아보고 고민해본다면…]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와 잿빛으로 변한 도시, 시리아 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입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시리아 내전의 참상이 희미해지는 사이에 50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은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취재지원 : 월드비전)
손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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