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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미투 100일]지금 이 순간에도…미투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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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폭로 이후 100일…대한민국의 미투 운동은 현재진행형
연극·정치계를 넘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계 미투 활발
"우리 사회 젠더 감수성 기르지 못하면 미투 운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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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 간담회에 참석한 미투 운동 확산의 기폭제 서지현 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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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지난 1월29일 창원지방검찰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얼굴과 실명을 모두 공개한 채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서 검사의 폭로는 들불처럼 번져 대한민국의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운동' 열풍을 불렀다. 8일 그로부터 100일을 맞이한 가운데 미투 운동의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서 검사의 폭로는 그 동안 폐쇄된 구조 속에서 숨죽여 왔던 연극계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이끌어 냈다. 2월 초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하용부 밀양연극촌 촌장, 조증윤 번작이 대표 등 믿기 힘든 성폭력 고발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 전 예술감독은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여성 연극인 17명을 62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16일 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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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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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정치인들도 미투 운동을 피해갈 순 없었다. 차기 대통령으로 언급됐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성폭행 혐의로 경찰 포토라인에 서는 신세가 됐다. 또 비슷한 시기 기자지망생 시절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결국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100일간 연극, 정치계를 중심으로 숨 가쁘게 흘러갔던 미투 열기가 교육계로 옮겨갔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계를 중심으로 매일같이 교사와 교수를 향한 제자들의 성폭력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성신여대에선 사학과 교수의 성폭행 의혹이 터져 나오며 학생들이 해당 교수의 교수실을 '성범죄자OUT'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으로 도배하기도 했다. 이어 해당 교수가 제자의 목을 조르는 가학행위까지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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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한 여고의 학생들이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ME TOO' 문구를 만들어 붙여 성추행 의혹 교사의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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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초ㆍ중ㆍ고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고등학생 1014명 중 40.9%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교사로부터 성희롱을 직접 당했다는 응답자도 27.6%에 달했다. 서울의 한 여고에선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MeToo' 문구를 만들어 붙여 학교의 성추행 의혹 교사의 처벌을 촉구하는 등 중ㆍ고등학교의 '스쿨미투'도 이어지고 있어 교육계 미투 운동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법과 제도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의 젠더 감수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남녀를 떠나 어린 학생들도 성장한 젠더 감수성을 바탕으로 목소리를 내는데 사회가 이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미투 운동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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