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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문재인 정부 1년] “국정원, 정치와 절연… 동요 없이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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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구조 개편] 국정원

국내 정보 파트 직원들

간첩ㆍ테러 등 부서 이동 완료

대북 전문성 키우기에 주력
한국일보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30일 방영한 남북정상회담 기록영화의 만찬 장면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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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관여 행위를 금지하고 순수 정보기관으로 재탄생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0일 “국가정보원 개혁 목표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소개와 함께 서훈 국정원장 임명을 발표하며 당부한 말이다. “반드시 국정원을 정치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겠다”고 다짐한 서 원장은 다음달 1일 취임식 직후 국내 정보관(일명 IO)제 즉각 폐지를 지시하며 국정원 개혁 신호탄을 쐈다.

국정원 사정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7일 “국내 정보 파트에 있던 직원들의 대북, 간첩, 테러 관련 부서 배치가 연말을 기점으로 완료됐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라며 “조직 내부 반발이나 동요 없이 무난하게 개혁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부분은 완료됐다”고 자평했다.

국정원의 지난 1년은 숨가쁘게 돌아갔다. 지난해 6월 19일 국정원장 자문기구로 출범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 발 맞춰 속도감 있게 조직을 쇄신했다. 국정원도 ‘조직쇄신ㆍ적폐청산 테스크포스(TF)’를 두고 스스로를 수술대에 올렸다.

TF는 개혁위와 함께 개혁방안을 논의한 끝에, 국정원 댓글사건 등 15개 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처리 방향을 권고했다. ▦국정원 직무 범위 명시 ▦대공수사권 이관 ▦국정원 명칭 변경 ▦예산 집행 투명성 제고 ▦내ㆍ외부 통제 강화 등 내용이 담긴 국정원법 개정 권고안도 마련됐다.

국정원은 다른 한편으론 “남북 관계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문 대통령 주문에 따라 대북 업무 전문성 키우기에 주력했다. 최근 남ㆍ북ㆍ미 3각 대화 체제의 무난한 진행은 정보기관으로서 국정원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제도적 뒷받침은 미흡한 상황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월 국정원 예산 집행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국정원 예산을 총액으로 제출하지 않게 하고, 비밀활동비도 세부항목을 나눠 편성하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 계류 중이다. 김병기 의원도 같은 달 국정원의 명칭을 ‘안보정보원’으로 바꾸는 전면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법안 논의는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개혁위 활동 종료 후 지속적인 이행을 위해 만든 개혁지원단도 3월 말 활동이 종료됐다.

서 원장은 지난해 임명장을 받으며 “개혁통(痛)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감내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치권이 그 개혁 동력이 바래지 않도록 입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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