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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볼턴 "北 비핵화, 리비아式 염두…김정은 말도 들어봐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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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후 이제 전세계 관심은 약 한달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으로 옮겨지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한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과 이행 방안은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CBS방송에 잇달아 출연해 북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2003~2004년 리비아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북한의 경우와) 명백히 다른 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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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강경론자인 볼턴 보좌관이 지난 9일 취임 후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턴은 "미국이 양보하기 전에 김 위원장이 모든 핵무기와 핵원료, 탄도미사일을 포기하고 폐기하는 것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비핵화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볼턴은 이어 리비아식 해법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리비아 프로그램은 (북한보다) 명백히 작다"며 둘간에 명백한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볼턴은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했다는 전략적인 결정을 보이는 방식이 리비아와 같은 방식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로부터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제시하는 비핵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면 수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참고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1992년 남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었다"고 언급했다. 향후 비핵화 협상이 단순 핵무기 폐기를 넘어, 우라늄 농축 시설은 물론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폐기까지 수반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생ㆍ화학 무기, 미국인 억류자, 한국과 일본의 납북자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볼턴 발언과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미 그 논쟁은 지나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고 북ㆍ미 간 소통도 원활한 만큼 새로운 비핵화 방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중동을 순방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최근 극비리에 방북, 김 위원장을 만났을 당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방법론에 대해 깊이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는 김 위원장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입증하기 위한 '불가역적 조치'들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남ㆍ북ㆍ미는 북한의 비핵화 해법 두고 입장차를 보여 왔다. 청와대는 '고르디우스 매듭 을 끊듯' 일괄 타결하는 방안을 언급했지만, 북ㆍ중정상회담 이후에는 "리비아식은 북한에는 적용 불가능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ㆍ미가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ㆍ동시적인 조치를 한다면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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