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1억 약식명령 불복' 신격호 측 첫 재판서 혐의 부인

딸 2대 주주 4개 계열사 상호출자제한 자료서 제외

"허위 기재인지 의문…양벌규정 무조건 적용 안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명예회장. © News1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롯데그룹의 해외계열사 지분 관련 자료를 고의로 허위 제출하게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불복해 정식 재판을 받게 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측이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조아라 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첫 재판에서 신 총괄회장 측 변호인은 "객관적 요건이 충족됐는지 의문이고, 피고인이 지휘·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명백한 심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신 총괄회장이 2012~2015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딸인 신유미씨가 2대주주로 있는 유니플렉스, 유기개발, 유원실업, 유기인터내셔널 등 4개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했다며 신 총괄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 총괄회장은 광윤사 등 16개 해외계열사가 소유한 호텔롯데 등 11개사의 지분을 친족, 계열사, 임원, 비영리법인 등을 의미하는 동일인(신 총괄회장) 관련자가 아닌 '기타 주주'로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롯데그룹이 신 총괄회장과 그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숨기고 허위로 공시한 데 대해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롯데물산·롯데알미늄 등 롯데그룹 11개 계열사에 총 5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총수와 그 일가가 보유한 기업 및 지분 내역을 공정위에 보고하고 공시하지 않을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신 총괄회장 측은 약식기소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변호인은 "해외회사는 우리나라 공정거래법 적용이 안 되므로 기타 표시는 법 위배가 아니다"라며 "해외계열사가 아니라 해도 고유명칭을 모두 정확히 기재하고, 관계란에서 표시만 달리했다 해서 허위기재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위는 그동안 이에 대해 한 번도 제재하지 않았고, 뒤늦게 롯데그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면서 처음 (제재)한 것"이라며 "매뉴얼에도 기타표시 하도록 돼 있었고, 피고인은 이것이 법에 위배된 것이라는 인식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현실적으로 피고인은 90세가 넘는 고령인데다 회사에 관여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 누락된 부분은 정당한 이유 없이 누락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양벌규정을 무조건 적용할 수 없고, 지휘·감독 의무를 회피했다는 주장은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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