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6일 중국 2위의 통신장비 업체 ZTE와의 거래를 향후 7년간 금지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제재가 장기화되면 ZTE의 경영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기업의 관련 제품 공급과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5일 보도했다.
ZTE 관계자는 "퀄컴과 인텔, 브로드컴 등 미국 거래처들과의 전화나 기술교류가 금지됐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도 "ZTE의 재고가 1개월후변 소진되지만 생산 라인은 이미 거의 멈춘 상태"라고 전하고있다.
ZTE는 중국을 대표하는 국유상장기업이다. 미국의 새로운 제재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요산업의 대기업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ZTE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ZTE의 작년 스마트폰 세계 출하량은 4천300만대로 점유율 9위였다. 70%가 해외수출용으로 특히 미국이 2천100만대로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12%로 추정된다.
ZTE가 제재를 받은 건 핵심기술을 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는 인텔과 퀄컴에서 대부분 조달한다. ZTE제 스마트폰 부품의 약 30%는 미국 기업 제품이다. 스마트폰용 기본 소프트(OS)는 사실상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2가지밖에 없다. ZTE는 안드로이드를 쓴다.
차세대 고속통신 핵심기술인 '5G'도 ZTE는 2월에 인텔, 퀄컴과 개발협력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중단될 공산이 크다. 미중 무역마찰은 중국 통신기기 메이커인 화웨이(華爲)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7일 발표한 안보상의 관점에서의 통신기기 조달 금지 조치는 화웨이와 ZTE를 염두에 둔 것이다. 중국 공산당과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양사의 통신기기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사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제재로 이들 양사로부터의 조달이 금지된다.
이번 제재는 미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퀄컴과 인텔의 통신기기용 칩은 대부분 ZTE와 화웨이 2개사 제품용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 마찰이 장기화하면 미국 기업들도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ZTE, 7년간 美기업과 거래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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